트라이던트 100주년 마세라티, 주거 공간 사업 시작한다

사진자료 까사 마세라티Casa Maserati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1/사진자료-까사-마세라티Casa-Maserati.webp

마세라티가 자동차 대신 집을 내놓는다.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Maserati)가 ‘까사 마세라티(Casa Maserati)’를 앞세워 부동산과 브랜드 레지던스 사업에 뛰어든다. 마세라티의 디자인과 장인정신, 이탈리아식 환대 문화를 주거 공간에 옮기는 사업이다. 출범 시점은 트라이던트 엠블럼 탄생 100주년에 맞췄다.

까사 마세라티 출범과 트라이던트 100주년

마세라티가 주목한 것은 세계 럭셔리 시장에서 꾸준히 커지고 있는 브랜드 레지던스다. 브랜드 고유의 가치는 지키면서, 마세라티가 내세우는 ‘힘들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럭셔리 퍼포먼스(effortless luxury performance)’와 이탈리아식 생활 방식을 주거 공간으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까사 마세라티는 마세라티 사업 구조에서 기존 양산차 라인업 옆에 자리한다. 이미 운영 중인 클래식카 부문 마세라티 클래시케(Classiche), 모터스포츠 부문 코르세(Corse), 맞춤 제작 프로그램 푸오리세리에(Fuoriserie)를 보완하는 역할이다. 차 한 대를 완성할 때 들이는 정성과 세심함을 주거 공간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이 마세라티의 설명이다.

트라이던트 엠블럼은 마세라티 형제가 1926년 첫 레이스카 티포 26에 처음 달았다. 볼로냐 넵튠 분수의 삼지창에서 따온 이 엠블럼이 100년을 맞는 해에, 마세라티는 그 상징을 자동차 밖으로 들고 나왔다.

마세라티 디자인 원칙을 옮긴 주거 공간

까사 마세라티의 설계 기준은 마세라티 디자인의 세 가지 핵심 원칙인 퍼포먼스(Performance), 존재감(Presence), 기원(Provenance)이다. 이 세 원칙을 주거 공간에 적용해 일상 속에서 마세라티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체감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출발점은 그란투리스모(GranTurismo) 철학이다. 장거리를 편안하고 빠르게 달리는 그란투리스모의 즐거움을 공간을 경험하는 즐거움으로 바꿔 담는다. 조각 같은 형태와 조화로운 비율, 고급 소재와 정교한 디테일로 마세라티의 디자인 정체성을 구현한다. 여기에 빛과 질감, 색상, 분위기를 맞춰 감각적인 공간을 만든다. 자동차 디자인 언어를 건축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다.

이탈리안 호스피탈리티와 라이프스타일

마세라티는 까사 마세라티를 단순한 고급 주거 공간 이상으로 설명한다. 사람 사이의 교감과 함께 나누는 순간을 중시하는 이탈리아 문화에 뿌리를 뒀다는 것이다. 여기에 웰니스와 문화, 미식, 나눔을 아우르는 이탈리아식 환대 서비스를 더한다. 집이라는 공간과 호텔식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레지던스 시장의 표준 구성과 같은 흐름이다.

산토 피칠리(Santo Ficili) 알파 로메오·마세라티 CEO는 까사 마세라티가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른 영역으로 넓히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를 넘어 아름다움과 진정성, 열정, 디테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식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확장하고, 세계 고객과의 유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브랜드 레지던스 경쟁

자동차 브랜드의 레지던스 진출은 마세라티가 처음이 아니다. 포르쉐는 미국 마이애미에 차를 엘리베이터에 싣고 집 앞까지 올리는 포르쉐 디자인 타워를 세웠다. 애스턴마틴과 벤틀리도 마이애미에서 브랜드 레지던스를 선보였고, 메르세데스-벤츠와 부가티는 두바이에서 같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마세라티는 이 경쟁에 이탈리아 브랜드로서 뛰어든 셈이다.

자동차 브랜드가 부동산으로 가는 이유는 수익 구조에 있다. 브랜드 레지던스는 대개 개발사가 건물을 짓고, 브랜드는 이름과 디자인을 빌려주며 로열티를 받는다. 공장이나 생산 설비 투자 없이 브랜드 가치만으로 매출을 올리는 사업이다. 최근 몇 년 판매가 크게 줄어든 마세라티로서는 브랜드 자산을 다른 방식으로 현금화할 통로를 연 의미가 있다.

관건은 실체다. 마세라티는 첫 프로젝트의 입지와 개발 파트너, 공급 일정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브랜드 레지던스의 가치는 결국 어느 도시, 어떤 개발사와 손잡느냐에서 갈린다. 까사 마세라티의 첫 주소지가 어디로 정해지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늠할 첫 신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