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WHE 2026서 5MW급 수전해 모듈 최초 공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orld Hydrogen Expo 2026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전시 부스 9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1/월드-하이드로젠-엑스포-2026World-Hydrogen-Expo-2026에-참가한-현대차그룹-전시-부스-9.webp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전해 스택 12개를 하나로 묶어 연간 약 700t의 수소를 만드는 5MW급 모듈을 처음 공개했다. 폐자원을 수소로 바꾸는 순환형 생산 모델도 함께 내놨다.

무대는 4일부터 6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orld Hydrogen Expo 2026, WHE 2026)’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720㎡ 규모 전시관을 꾸리고 수소 생산 인프라와 승용·상용·철도 모빌리티, 수소 생태계 솔루션을 한자리에 펼쳤다.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도 개막일 행사장을 찾아 그룹 전시관과 주요 참가 기업 부스를 둘러봤다.

WHE 2026 현대자동차그룹 전시관

올해 7회째인 WHE 2026은 수소 산업 전시회와 국제 컨퍼런스를 묶은 박람회다. 12개국 19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전시회와 글로벌 컨퍼런스, 비즈니스 파트너십 페어를 연다.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orld Hydrogen Expo 2026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전시 부스 1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1/월드-하이드로젠-엑스포-2026World-Hydrogen-Expo-2026에-참가한-현대차그룹-전시-부스-9.webp

올해 슬로건은 ‘Hydrogen Moves to Market: Making Bankable Projects Work’다. 수소를 투자 가능한 사업으로 만들자는 뜻이다. 그동안 수소 산업이 비전과 실증 단계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금융권이 돈을 댈 수 있는 수익 구조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업계 인식이 담겼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번 전시를 생산부터 활용까지 이어지는 사업 모델 중심으로 꾸민 것도 같은 흐름이다.

5MW급 PEM 수전해 모듈과 W2H

수소 생산 분야의 핵심은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존 수전해 스택 실물을 전시하는 한편, 스택 12개를 통합해 5MW급 전해조 스택 모듈(ESM, Electrolyzer Stack Module) 1기를 구성하는 방식을 처음 공개했다.

ESM 1기의 연간 수소 생산량은 약 700t이다. 수소전기차 넥쏘를 10만 번 이상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모듈을 여러 기 나란히 배치하면 수백 MW급 수전해 플랜트로 키울 수 있다.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orld Hydrogen Expo 2026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전시 부스 7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1/월드-하이드로젠-엑스포-2026World-Hydrogen-Expo-2026에-참가한-현대차그룹-전시-부스-9.webp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광주에서 1MW급 컨테이너형 수전해 실증 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보령과 부안, 제주에서도 추가 실증을 추진 중이다. 1MW 실증에서 5MW 모듈로 단위를 다섯 배 키운 것이다. 모듈을 표준화해 블록처럼 쌓는 구조는 대형 플랜트 수주 때 설계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실증 단계를 넘어 상업용 플랜트 시장을 겨냥한 설계다.

폐자원으로 수소를 만드는 ‘W2H(Waste-to-Hydrogen)’ 모델도 전시했다. 중심 사례는 ‘HTWO 에너지 청주’다. 지역에서 나온 폐자원을 수소로 바꿔 그 지역에서 다시 쓰는 자원순환형 구조다. 파주의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 생산 시설과 인도네시아 사업 등 지역 여건에 맞춰 추진 중인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대규모 재생에너지가 없는 지역에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W2H는 수전해와 다른 축의 생산 전략이다.

승용·상용·철도 수소 모빌리티

모빌리티 전시에는 2027년형 넥쏘를 비롯해 상용차와 철도까지 수소 모빌리티 전 영역을 올렸다. 상용 부문에서는 장거리 운행에 맞춰 내구성을 끌어올린 연료전지 시스템을 처음 공개했다. 장거리 화물차는 하루 주행거리가 길고 가동 시간이 수익과 직결된다. 연료전지 수명이 곧 총소유비용을 좌우하는 시장이다.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orld Hydrogen Expo 2026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전시 부스 5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1/월드-하이드로젠-엑스포-2026World-Hydrogen-Expo-2026에-참가한-현대차그룹-전시-부스-9.webp

철도 부문에서는 수소전기기관차 모형과 플랫형 연료전지 모듈을 선보였다. 전철화가 어려운 노선이나 대량 화물 수송에서 디젤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관람객 시승 프로그램도 4일부터 5일까지 운영한다. 고속버스 등으로 쓰이는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상품성 개선 모델과 부분변경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직접 타 보며 수소 상용차의 정숙한 주행감을 경험할 수 있다.

휠체어 이용자 등 교통약자를 위해 개발 중인 일렉시티 수소전기 저상 광역버스도 공개했다. 저상 광역버스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2027년부터 의무 도입된다. 관람객은 차에 올라 저상 구조의 실내를 직접 볼 수 있다. 의무 도입 시점이 정해진 만큼, 수소 저상 광역버스는 지자체와 운수사의 확정 수요를 미리 선점하려는 차종이다.

수소 상용차 운영 솔루션과 자동 충전 로봇

현대자동차그룹은 차량 공급 이후의 운행 관리까지 솔루션으로 묶었다. 통합 관제 시스템 ‘블루링크 업타임 케어(Bluelink Uptime Care)’는 실제 운행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수소 상용차의 운행 중단 시간을 줄인다. 운수사 입장에서 수소 상용차 도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고장과 정비로 차가 서는 시간이다. 차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동률까지 관리하겠다는 접근이다.

현장에서는 수소전기 청소트럭을 전시하고,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H)이 수소 상용차를 충전하는 과정을 시연한다. 로봇은 비전 AI로 차량 충전구 위치를 스스로 인식하고, 보호캡을 연 뒤 커넥터를 체결하는 과정을 혼자 처리한다. 수소 충전은 고압 설비를 다루는 작업이라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 충전소 인력 부담을 줄이고 24시간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새만금 AI 밸리 수소 생태계 모델

생태계 전시의 중심은 새만금 AI 밸리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재생에너지와 수소, AI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도시 인프라가 연결되는 미래 산업도시 모델을 디오라마로 구현했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과 수소를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공장 등 산업·도시 인프라에 공급하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대량으로, 끊김 없이 써야 하는 시설이다.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을 수소로 저장해 메우는 방식은 이 수요와 맞물린다.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orld Hydrogen Expo 2026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전시 부스 6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1/월드-하이드로젠-엑스포-2026World-Hydrogen-Expo-2026에-참가한-현대차그룹-전시-부스-9.webp

지역과 산업 특성에 맞춘 수소 생태계 시나리오도 함께 내놨다. 도시 생활형, 항만 물류형, 제조 산업형으로 나눠 국가별 입지와 산업 여건에 맞는 생산·활용 모델을 제시했다. 해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맞춤형 패키지 협력을 제안하려는 구성이다.

부스에서는 HTWO 아카데미 세션도 연다. 현대제철, 현대로템, HMG 건설기술연구원 등 그룹사와 주요 파트너사가 기술 개발 현황과 협업 사례를 발표한다.

글로벌 컨퍼런스와 투자 논의

개막일인 4일에는 정부와 기업, 금융권 주요 인사가 참여하는 글로벌 컨퍼런스 ‘리더십 인사이트(LeadershipInsight)’가 열린다.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CEO가 글로벌 수소 프로젝트 추진 현황과 투자 전망을 발표한다. 이어지는 패널 토론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수소 기업들이 수소 프로젝트 투자 활성화와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생산부터 모빌리티, 도시·산업 활용까지 그룹의 통합 수소 솔루션을 알리고 고객·파트너와 협력을 넓히는 자리로 설명했다. 수소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활용처를 발굴하고, 밸류체인 전반에 맞춘 솔루션으로 실제 사업을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