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AI·가상화로 차량 개발 기간 절반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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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가 4~5년 걸리던 신차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수단은 엔터프라이즈 AI와 가상화 기술이다. GM은 이 방식으로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 설계 30만 개 이상을 시제품 없이 가상으로 시험했고, 배터리 팩 콘셉트를 세운 뒤 정식 개발 프로그램 승인까지 한 달 만에 마쳤다.

GM은 10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GM Forward’ 행사에서 디자인, 엔지니어링, 생산을 하나로 잇는 차량 개발 체계를 공개했다. 가상 검증과 공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제조 혁신 방향도 함께 발표했다.

GM Forward 차량 개발 체계 공개

전통 완성차 업체의 신차 개발은 디자인이 끝나면 엔지니어링이, 엔지니어링이 끝나면 생산 준비가 이어지는 순차 구조였다. 앞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뒤 단계 전체가 밀린다. GM이 공개한 체계는 이 순서를 허물고 세 부문이 처음부터 함께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개발 기간 단축은 지금 완성차 업계의 가장 급한 과제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신차를 2년 안팎에 내놓으며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개발 기간이 4~5년인 전통 업체는 차가 나올 때쯤이면 탑재 기술이 이미 한 세대 뒤처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GM이 목표로 잡은 절반, 즉 2년대의 개발 기간은 중국 업체의 속도에 맞서기 위한 숫자다.

디지털 스레드와 동시공학

GM은 개발 초기부터 디자인, 엔지니어링, 생산 부문을 하나의 통합된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로 연결한다. 디지털 스레드는 차 한 대의 설계 데이터가 초기 스케치부터 양산까지 끊기지 않고 모든 부서를 관통하는 데이터 흐름을 뜻한다. 디자이너가 차체 선을 바꾸면 그 변경이 엔지니어링 해석과 생산 설비 검토에 곧바로 반영되는 구조다.

GM은 이를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 모델이라고 부른다. 여러 부서가 같은 데이터를 보며 동시에 작업하기 때문에, 개선 사항을 계속 반영하고 최신 기술을 빠르게 넓혀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MR 배터리 30만 개 설계 가상 시험

가상 검증 방식은 LMR 배터리 개발에서 먼저 성과를 냈다. GM은 실물 시제품을 만들기 전에 30만 가지가 넘는 배터리 설계를 컴퓨터 안에서 시험했다. 그 결과 첫 LMR 배터리 팩 콘셉트부터 정식 개발 프로그램 승인까지 걸린 시간은 한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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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개발은 셀 화학, 팩 구조, 냉각 방식, 안전 설계가 얽혀 있어 시제품을 만들고 시험하는 데 몇 달씩 걸리는 분야다. 30만 개 설계를 실물로 시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가상 환경이 있었기에 후보를 걸러 내는 단계 자체를 압축할 수 있었다.

LMR은 니켈과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망간을 늘린 배터리 화학이다. 값비싼 원료를 덜 쓰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GM이 차세대 전기 픽업과 SUV용으로 공을 들이는 기술이다. GM은 이 개발 체계를 4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도 적용하고 있다.

플랜트브레인과 공장 가상 검증

제조 현장에서도 같은 원리가 쓰인다. GM은 공장에 설비를 들이기 전에 디지털 모델로 생산 공정과 장비 배치를 먼저 검토한다. 이 단계에서 안전 문제나 작업자의 인체공학적 부담도 미리 찾아낸다. 설비를 설치한 뒤 문제를 발견해 다시 뜯어고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양산 단계에서는 GM의 공장 인텔리전스 플랫폼 ‘플랜트브레인(PlantBrAIn)’이 현장 데이터와 컴퓨터 모델을 결합해 4세대 전기차와 배터리 팩의 제조 공정 개선을 맡는다. GM은 배터리 팩 조립 시설에 이 방식을 적용해 공정 처리 속도를 30% 높였다. 프레스, 주조, 용접, 도장, 최종 조립 공정에서도 비슷한 도구를 쓰고 있다.

4세대 전기차의 자체 전기 점검

4세대 전기차에는 차 스스로 조립 상태를 확인하는 기능도 들어간다. 차세대 전기·컴퓨팅 아키텍처를 적용해, 차가 생산 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동안 전기 연결 상태를 스스로 점검한다. 지금까지는 조립이 끝난 뒤 별도의 최종 전기 검증을 거쳐야 했다. 이 절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GM의 설명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배선과 전자 장치가 훨씬 많다. 조립 막바지의 전기 검증은 생산 속도를 늦추는 병목 구간이다. 차가 스스로 점검을 대신하면 라인 끝에서 쌓이는 대기 시간이 줄어든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구조가 개발뿐 아니라 생산 효율까지 바꾸는 사례다.

GM은 가상 설계와 검증을 개발부터 생산 현장까지 넓혀 최신 기술을 더 빨리 제품에 담겠다는 계획이다. 설계 단계의 협업, 생산 공정의 사전 검증, 현장 데이터 기반 개선을 하나로 엮어 더 안전하고 기능이 풍부한 차를 빠르게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