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양산 계획을 두 갈래로 나눠 가져간다. 하나는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속도를 내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자체 기술 Atria AI를 내재화하는 길이다.
지난 11일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현대차그룹은 이 ‘투 트랙(Two-Track) 전략’의 구체적인 일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투 트랙 전략은 왜 필요한가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엔비디아와의 협업 전략을 발표하면서, 검증된 외부 기술로 양산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자체 AI 기술을 내재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미디어 데이는 그 후속으로, 두 트랙이 각각 어느 시점에 어떤 형태로 양산차에 실릴지를 구체화한 자리였다. 외부 협업만으로는 그룹 고유의 기술 경쟁력을 쌓기 어렵고, 자체 개발만 고집하면 양산 속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협업 트랙은 언제 양산차에 실리나
첫 번째 트랙은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컴퓨팅 플랫폼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SDV 차량 아키텍처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28년 상반기에는 이 엔비디아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레벨 2+ 기능이 양산차에 적용되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레벨 2++ 적용 양산차가 나올 예정이다.

이와 함께 AVP본부와 포티투닷, 모셔널 등이 각자 써온 센서 체계도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10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표준화한다. 서로 다른 차량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일관된 형태로 축적해, AI 학습과 검증에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다.
Atria AI 트랙의 독자 개발은 어디까지 왔나
두 번째 트랙은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공동 개발하는 E2E(End-to-End) 기반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 Atria AI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방향이다.
두 조직은 개발 환경과 업무 프로세스, 정보 공유 체계를 하나로 통합해 사실상 한 팀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이 트랙의 목표 시점은 2029년 하반기로, Atria AI 기반 레벨 2++ 차량을 양산하고 이후 실차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자율주행 경쟁은 더 이상 특정 기능의 우열을 가리는 경쟁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며, 그 결과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율주행 경쟁의 본질을 결국 학습 속도의 경쟁이라고 규정하며, 데이터와 AI, 검증이 반복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반으로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