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라리코리아가 8월 24일 서울 강남구 페라리 청담 전시장에서 차세대 순수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Ferrari Luce)를 국내에 처음 공개했다.
행사는 국내 고객에게 전하는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의 특별 영상 메시지로 시작해 루체의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언어를 다각도로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4모터 구동계와 122kWh 배터리 기반 성능 제원
페라리 루체는 기술 중립성 원칙에 따라 기존 파워트레인을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동화를 통해 브랜드의 가능성과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개발된 순수 전기 스포츠카다.
각 바퀴에 독립 전기엔진 4개가 장착되고 122kWh 대용량 배터리가 실린다. 합산 최고출력은 1,050cv이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2.5초가 걸린다.

네 바퀴에 모터를 하나씩 배치한 구성은 출력 수치보다 토크 제어 자유도에서 의미가 크다. 좌우 구동력 배분을 기계식 차동장치 없이 밀리초 단위로 조절할 수 있어, 페라리가 오랫동안 다듬어 온 차량 거동 제어 기술을 전동화 영역으로 옮기는 통로가 된다.
브랜드 최초 4도어 5인승 레이아웃과 597리터 트렁크
루체는 페라리 최초로 4도어 5인승 레이아웃을 채택했다. 트렁크 용량은 597리터이며 최첨단 액티브 서스펜션(ASC 3.0)이 적용됐다.

2도어 2인승 미드십을 브랜드 정체성의 중심에 두고 성장해 온 페라리가 4도어 5인승을 꺼낸 것은 상당한 전환이다. 페라리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의 전율부터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데일리 주행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을 이 레이아웃의 가치로 제시한다. 전동화 모델의 사용 시나리오를 서킷이 아니라 일상 주행 반경까지 넓히려는 판단이 담겨 있다.
러브프롬 협업 디자인의 통합 조형 언어
디자인은 조니 아이브 경과 마크 뉴슨이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컬렉티브 러브프롬(LoveFrom)과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외관과 실내, 디지털 인터페이스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언어로 묶어 정제된 단순미와 명료함을 앞세운 조형을 만들어냈다. 자동차 외장부터 화면 인터페이스까지 같은 팀이 일관되게 설계하는 방식은 완성차 업계에서 흔치 않은 구성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공동 개발 다층 OLED 시스템의 구조
실내 인터페이스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업으로 개발된 최첨단 OLED 디스플레이 시스템이 운전석 계기판(비너클)과 중앙 제어 패널, 뒷좌석 제어 패널에 탑재됐다.
핵심은 계기판 영역의 다층 구조다. 12.9인치와 12인치 두 패널을 겹친 세계 최초 다층 구조로, 3개의 대형 컷아웃(Cut-out)을 통해 상단 패널 뒤에 놓인 두 번째 디스플레이의 정보를 드러낸다. 이 구성이 시각적 깊이감을 만든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초박형·고효율 OLED 기술이 두 패널을 겹칠 수 있는 두께를 확보한 전제 조건이다.

페라리가 아날로그 계기의 물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디지털 정보량을 확보하려 한 결과물이다. 평면 화면 한 장으로는 만들 수 없는 물리적 입체감을 패널 적층으로 해결했다.
이 대목은 한국 부품 산업 관점에서도 짚어둘 만하다. 초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의 첫 전기차, 그것도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계기판 영역을 국내 기업이 맡았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확보한 위치를 보여주는 사례다.
페라리코리아 대표이사 티보 뒤사라는 한국이 풍부한 문화적 헤리티지에 대한 이해와 최첨단 미래 기술에 대한 높은 안목을 동시에 갖춘 중요한 시장이라며, 페라리 역사의 전환점이 될 첫 순수 전기차를 한국 고객에게 선보이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이 기술과 럭셔리 디자인이 결합된 시너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프라이빗 뷰 고객 세션 일정과 삼성디스플레이 특별 쇼케이스
페라리코리아는 이번 미디어 세션을 시작으로 고객과 주요 인사를 초청하는 ‘프라이빗 뷰’ 행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참가 고객은 웰컴 칵테일과 루체 인테리어 키트 도슨트 체험, 실차 언베일링, 3코스 파인 다이닝을 포함한 120분간의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고객 세션은 8월 26일부터 9월 13일까지 페라리 청담 전시장에서,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페라리 부산 전시장에서 운영된다.
9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은 경기도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옥 로비에서 페라리 루체 차량과 핵심 디스플레이 부품을 전시하는 특별 쇼케이스가 열린다. 완성차 브랜드가 부품사 사옥에서 차량을 전시하는 구성은 이례적이며, 양사가 이번 협업을 일회성 납품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판매 가격과 출고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