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나믹스 1일 4개 손가락 기반 차세대 로봇 핸드 최초 공개

사진2 보스턴다이나믹스 네 손가락 기반 차세대 핸드 공개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0/사진2-보스턴다이나믹스-네-손가락-기반-차세대-핸드-공개.webp

로봇이 공장에서 일하려면 걷는 것보다 쥐는 쪽이 어렵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차세대 로봇 핸드는 그 지점을 겨냥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일(현지시간) 4개 손가락 기반 차세대 로봇 핸드를 처음 공개하고, 이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조작 작업을 수행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시연 내용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드릴 비트를 집어 드릴에 끼운 뒤 작동시켜 나무에 구멍을 뚫었다. 공구 손잡이를 안정적으로 쥔 상태에서 버튼을 눌러야 하는 동작이라 손가락별 힘과 움직임을 각각 제어해야 한다.

손가락으로 너트를 회전시켜 조이는 동작도 보였다. 작은 너트를 손끝으로 잡고 회전 방향과 힘을 조절해 체결하는 작업으로, 미세한 파지력 제어와 손 안에서 물체 위치를 바꾸는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사진1 보스턴다이나믹스 네 손가락 기반 차세대 핸드 공개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0/사진2-보스턴다이나믹스-네-손가락-기반-차세대-핸드-공개.webp

이 밖에 얇고 긴 드럼 스틱을 손가락으로 회전시키고, 단단하고 매끄러운 골프공 두 개를 손 안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도 공개됐다. 형태와 마찰 특성이 다른 물체를 다루는 동작이다.

손 안 물체 재배치(In-Hand Manipulation)는 로봇 조작 기술에서 난도가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물체를 내려놓고 다시 잡는 대신 쥔 상태에서 방향을 바꾸는 동작인데, 접촉점이 수시로 바뀌는 동안 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로봇에게는 각 손가락의 접촉 상태를 실시간으로 계산해야 하는 작업이다.

13자유도 구조와 손가락 개수

차세대 핸드의 핵심은 엄지를 포함한 4개 손가락에 총 13자유도(Degree of Freedom)를 구현한 점이다. 엄지는 자유도 4개로 다른 손가락과 집기 동작을 수행하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각각 자유도 3개로 벌리거나 끝단을 제어한다.

손가락을 다섯 개가 아닌 네 개로 정한 배경도 공개됐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산업용 로봇 적용 사례를 비교 분석하고 설계 복잡도, 전력 소모, 비용 합리성, 내구성, 수리 용이성 측면에서 최적 형태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사진3 보스턴다이나믹스 네 손가락 기반 차세대 핸드 공개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0/사진2-보스턴다이나믹스-네-손가락-기반-차세대-핸드-공개.webp

아틀라스의 행동 조작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알베르토 로드리게즈(Alberto Rodriguez)는 엄지 개수부터 새끼손가락의 필요성까지 다양한 설계를 검토했다며, 실험과 시뮬레이션, 3D 프린팅 목업을 거쳤다고 밝혔다. 개발팀 전원이 직접 새끼손가락을 고정한 채 하루 종일 근무한 결과 손가락 하나는 없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람 손을 그대로 복제하는 대신 비용과 내구성을 기준으로 기능을 덜어낸 접근이다. 양산과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한 설계에서 자주 나타나는 판단 방식이다.

크기와 산업 현장 적용 조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사람이 쓰는 작업 공간과 도구를 그대로 활용하도록 사람 손과 유사한 크기를 유지하면서 산업 현장에 필요한 강도를 확보했다. 구조를 단순화하고 주요 부품을 모듈화해 내구성과 정비 편의성을 높였고, 대규모 양산 가능성도 고려했다.

손 크기를 사람 기준에 맞춘 것은 휴머노이드의 존재 이유와 직결된다. 기존 공장 설비와 공구는 사람 신체 치수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로봇이 그 조건에 맞아야 설비를 바꾸지 않고 투입할 수 있다. 전용 로봇을 도입할 때 드는 라인 개조 비용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촉각 센싱과 심투리얼 학습

손끝과 손바닥에는 압력 기반 촉각 센서를 촘촘하게 배치해 접촉 시 발생하는 작은 힘 변화까지 감지한다.

사진4 보스턴다이나믹스 네 손가락 기반 차세대 핸드 공개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0/사진2-보스턴다이나믹스-네-손가락-기반-차세대-핸드-공개.webp

학습에는 가상환경에서 훈련한 결과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Sim-to-Real)’ 방식이 개발 초기부터 쓰였다. 실제 하드웨어의 구동 특성과 마찰을 시뮬레이션에 반영해 가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뮬레이션에서 모터 토크와 마찰, 물체 형상, 작업 중 발생하는 외란을 바꿔 가며 강화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실물 로봇으로만 학습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부품 손상도 잦다. 가상환경에서 수천 번 반복한 뒤 실제 로봇에 옮기는 방식은 이 한계를 넘는 경로인데, 관건은 가상과 현실의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다.

RMAC과의 연결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산업 환경을 모사한 실증 공간으로, 아틀라스가 실제 제조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을 검증하는 거점이다.

사진5 보스턴다이나믹스 네 손가락 기반 차세대 핸드 공개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0/사진2-보스턴다이나믹스-네-손가락-기반-차세대-핸드-공개.webp

이번 로봇 핸드 공개는 그 데이터 수집 체계와 맞물린다. 가상환경 학습으로 기본 조작 능력을 만들고, RMAC에서 실제 제조 작업 데이터를 모아 다시 학습하는 순환 구조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를 데이터 플라이휠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