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소프트뱅크가 2020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보유하던 지분에 대한 풋옵션(보통주 매도청구권)을 최근 현대차그룹에 행사한 데 따른 것으로, 현대차그룹 각 주주사는 지분 인수 의무 발생과 관련해 내부 절차에 따라 인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분 인수, 로보틱스 전략의 가속 계기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분 인수를 장기 로보틱스 전략의 실행 속도를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에 대한 투자 협력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이번 지분 확대가 향후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분 구조가 정리되면 로보틱스 사업 경쟁력 강화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피지컬 AI 비전
현대차그룹은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Partnering Human Progress)’라는 비전 아래 로보틱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안전과 품질 중심의 피지컬(Physical) AI를 기반으로, 로봇을 인류의 진보를 함께하는 파트너로 발전시켜 사람의 가능성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3대 목표도 명확하다. 제조 혁신 실현, 글로벌 로봇 생태계 구축, 그리고 로보틱스와 AI·에너지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미래 산업 생태계 확장이다. 단순히 로봇을 만드는 것을 넘어, 그룹의 제조 경쟁력과 미래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의 축으로 로보틱스를 자리매김하겠다는 방향이다.
아틀라스, 기술력 입증 잇따라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로보틱스 기술을 잇따라 공개하며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2026’ 브라질-노르웨이 16강전 하프타임에서 심판에게 경기구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이에 앞서 ‘스쿨 오브 풋볼’ 캠페인을 통해서는 아틀라스가 수준 높은 축구 기술을 훈련하는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술적 완성도도 입증됐다. 지난 5월 아틀라스는 23kg에 달하는 소형 냉장고를 안정적으로 들어올려 테이블로 옮기며, 실제 작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전신 제어 능력과 외부 물체를 다루는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줬다. 퍼포먼스 시연을 넘어 산업 현장 적용이 가능한 수준의 실용성을 확인한 것이다.
2028년 양산 현장 투입…단계적 로드맵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의 실제 제조 현장 투입 로드맵도 구체화하고 있다. 앞으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공정 단위별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는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작업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현장 운영 검증과 신뢰도를 확보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를 연구개발 단계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자사의 글로벌 생산 거점에 실제로 적용해 제조 혁신을 실현하겠다는 3대 목표를 구체적 실행 계획으로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지분 인수를 통한 협력 심화와 양산 현장 투입 로드맵이 맞물리면서,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은 실행 국면으로 본격 진입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