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가 이틀 길어지자 내비게이션에 찍힌 목적지 지도가 달라졌다. 일주일간 이어진 2025년 추석 연휴에 리조트·해수욕장·전통시장·묘지로 향하는 길안내 요청은 닷새였던 2024년보다 증가폭이 2배 안팎 커졌다. 긴 연휴 수요가 해외로만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국내 이동에서도 같은 크기로 불어났다는 것이 데이터로 드러났다.
티맵모빌리티는 2024년과 2025년 추석 연휴 기간의 목적지 설정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나온 이번 분석은 명절 이동 패턴을 연휴 길이라는 변수 하나로 나눠 본 드문 자료다.
분석 대상과 비교 기준
비교 대상은 2024년 9월 14~18일의 닷새 연휴와 2025년 10월 3~9일의 일주일 연휴다. 티맵모빌리티는 각 연휴의 목적지 설정 건수를 같은 일수의 직전 기간과 비교해 증가율을 산출했고, 분석 범위는 각 기간 전국 목적지 설정 건수 상위 1000개 장소로 한정했다.
해석에는 몇 가지 전제가 따른다. 목적지 설정은 실제 방문이 아니라 길안내 요청 건수이고, 티맵 이용자라는 특정 표본의 행동이다.
또 2025년 연휴는 가을 행락철인 10월 초에, 2024년 연휴는 9월 중순에 있었기 때문에 증가폭 차이에는 연휴 길이 외에 계절 요인도 일부 섞여 있다. 그럼에도 전국 단위 주행 데이터로 연휴 길이에 따른 이동 변화를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유통·관광업계가 참고할 만한 지표다.
여행·레저 목적지 증가율과 숙박형 수요
여행·레저 목적지 설정 건수는 연휴 직전 대비 2024년 145.3%, 2025년 287.5% 증가했다. 연휴 길이가 7분의 5에서 7분의 7로 늘어나는 동안 증가율은 약 2배로 뛰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숙박이 필요한 목적지다. 콘도·리조트 목적지 설정은 2024년 303.1%, 2025년 812.4% 늘어 두 해의 증가폭 차이가 2.7배에 달했다. 해수욕장은 2.6배, 테마파크는 2.5배로 증가폭이 커졌다.
연휴가 길어지면 당일치기 나들이가 1박 이상 체류형 여행으로 바뀌고, 이 전환이 숙박 시설 수요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는 흐름이 읽힌다.
관광명소·사찰 이동과 순위 변동
관광명소 목적지 설정은 2024년 272.9%, 2025년 474.9% 증가했다. 전주한옥마을은 2.7배에서 6배로, 한국민속촌은 2.4배에서 3.9배로, 대천해수욕장은 2배에서 3배로 늘었다.
전통 사찰은 두 해 모두 연휴 직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불국사는 2025년 목적지 설정이 406.9% 늘면서 전국 순위가 590위에서 38위로 올라섰다. 경주처럼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역사 관광지가 긴 연휴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은 사례다.
서울 안에 머문 수요도 관광·문화시설로 향했다. 서울 지역 관광명소·문화시설 목적지 설정은 2024년 51.3%, 2025년 90.7% 증가했다. 2025년 연휴에는 국립중앙박물관 171.1%, 서울숲 73.9%, 뚝섬한강공원 69.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귀성이나 원거리 여행을 택하지 않은 도심 거주자에게도 긴 연휴가 외출 동기로 작동했다.
쇼핑 이동의 무게중심, 백화점에서 교외형 아울렛으로
쇼핑 목적지 설정은 2024년 43.4%, 2025년 56.3% 증가했다. 다만 업태별 온도차가 크다.
아울렛은 88.6%에서 132.0%로,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은 124.3%에서 171.6%로 증가폭이 커졌다. 복합쇼핑몰은 50.8%와 59.2%, 스타필드는 62.4%와 74.1% 늘었다. 반면 백화점은 2024년 12.8% 감소했고, 2025년에도 3.2% 증가에 그쳤다.
차이를 가른 것은 체류 시간이다. 쇼핑·식사·여가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교외형 대형 시설이 가족 단위 연휴 이동을 흡수한 반면, 도심형 백화점은 구매 목적 방문에 머물렀다. 유통업계가 수년째 교외형 체류 공간에 투자를 집중해 온 전략이 명절 이동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전통시장 수요와 지역 먹거리 여행
전통시장 목적지 설정은 2024년 298.6%, 2025년 541.9% 늘어 증가폭이 약 1.8배 커졌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105.3%에서 217.3%로, 인천종합어시장은 98.3%에서 112.3%로 증가했다. 해안 관광지와 맞닿은 시장일수록 증가폭이 컸는데, 전통시장이 장보기 장소에서 지역 먹거리를 즐기는 여행 목적지로 성격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묘 이동 증가와 추모시설 순위 변동
묘지 목적지 설정은 2024년 311.2%, 2025년 611.5% 증가해 일주일 연휴의 증가폭이 닷새 연휴의 약 2배였다. 경기도 고양시 청아공원은 2025년 339.8% 늘며 전국 순위가 995위에서 76위로 뛰었고, 부산추모공원은 244.8%, 국립이천호국원은 167.2% 증가했다.
차례를 간소화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와 반대되는 결과다. 연휴가 길면 귀성·여행·성묘 일정을 나눠 배치할 여유가 생기고, 혼잡을 피해 날짜를 골라 성묘를 다녀오는 수요가 늘어난다. 제사 형식은 줄어도 조상을 직접 찾는 이동은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이다.
티맵 연휴 이동 지원 기능
티맵모빌리티는 추석 연휴를 맞아 목적지 탐색부터 장거리 주행까지 지원하는 기능을 안내했다. 장소 추천 서비스 ‘어디갈까’에는 이번 연휴에 맞춰 현재 위치 주변 시장을 보여주는 ‘전통시장’ 카테고리가 마련됐다.
주행 중 사용하는 ‘가는 길에 주변 탐색’은 자주 찾는 카테고리를 미리 설정해 두면 검색어 입력 없이 경로 주변 장소를 띄워준다.
주유소, 전기차 충전소, 드라이브스루, 음식점, 카페, 편의점, 주차장, 공공화장실을 지원하며 장소 위치와 경유 시 늘어나는 소요 시간을 함께 표시한다. ‘차꾸미기’는 내비게이션 차량 아이콘을 주행 속도와 회전 방향에 맞춰 움직이는 3D 캐릭터로 바꾸는 기능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장소 탐색과 주행 편의 기능으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길 바란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주행 데이터로 명절·계절별 이동 양상을 분석해 필요한 장소와 이동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