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을 만드는 것’ 7년 보증 뒤에 숨은 르노코리아의 진짜 전략이다

르노코리아, 르노 필랑트(Renault FILANTE) 주행 사진

차를 오래, 잘 타는 운전자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문제가 생긴 뒤에야 정비소를 찾는 게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점검을 받는다는 것이다. 르노코리아가 이번 가을 내놓은 ‘7년 14만km’ 보증연장 프로그램은 이 단순한 습관을 서비스 구조로 옮겨놓은 결과물이다.

숫자만 보면 파격적인 보증 확대 정책처럼 읽힌다. 하지만 르노코리아가 실제로 강조하는 지점은 ‘7년’이라는 기간이 아니라 ‘매년 한 번’이라는 리듬이다. 고객이 매년 공식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12개 항목 무상점검과 엔진오일 세트 교환을 받으면, 보증 기간이 1년씩 늘어나 최종적으로 7년, 14만km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한 해라도 이 절차를 건너뛰면 그해의 보증 연장 혜택은 사라진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조건은 ‘꾸준함’인 셈이다.

왜 ‘매년 한 번’이 핵심인가

르노코리아는 이 프로그램을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예방정비를 습관화하는 장치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자동차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전에 점검을 받아야 큰 고장으로 번지는 걸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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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엔진오일은 엔진 내부 마모를 줄이고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모품이라, 교환 주기를 놓치면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과 내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르노코리아가 이 프로그램에서 무상점검과 함께 엔진오일 세트 교환을 필수 조건으로 못 박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접근은 르노코리아의 애프터세일즈 전략과도 맞물린다. 회사 측 설명을 요약하면, 차량의 품질은 출고장을 떠나는 순간 완성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차를 사용하는 시간 동안 계속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증기간을 단순히 늘리는 대신, 고객이 정기적으로 차량을 관리하도록 유도하고 그 대가로 회사가 책임지는 기간을 늘려주는 방식을 택했다.

고객이 실제로 얻는 것들

정기점검을 조건으로 내건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따져볼 대목도 있다. 우선 매년 한 번씩 무상으로 12가지 항목을 점검받으니 갑작스러운 고장을 미리 막을 여지가 커진다. 공식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쌓인 관리 이력은 훗날 차량을 되팔 때도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눈여겨볼 부분이 하나 더 있다. 개인 간 중고차 거래에서도 보증 승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새 차를 산 소유자가 관리를 성실히 해온 차량이라면, 이를 넘겨받는 다음 운전자도 남은 보증 기간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차를 오래 탈수록 커지는 유지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중고차로 넘어갈 때의 자산 가치까지 함께 설계한 셈이다.

제품 경쟁력도 함께 강화

르노코리아는 서비스 정책만 손본 게 아니다. 2027년형 그랑 콜레오스는 고객이 선호하는 사양을 반영해 상품성을 다듬었고, 화이트 컬러를 강조한 리미티드 에디션 ‘에뚜알(étoile)’을 새로 선보였다. 글로벌 플래그십 크로스오버로 내세우는 필랑트에는 주요 편의·안전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한 테크노 트림이 추가되면서 선택지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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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라인업 강화와 ‘7년 14만km’ 프로그램이 같은 시점에 함께 나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구매를 결정하는 순간의 매력만 챙기는 게 아니라, 구매 이후 고객이 겪을 시간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묶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7년’이 아니라 ‘매년’이 만드는 신뢰

자동차 시장에서 보증기간 경쟁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숫자를 늘리는 건 어느 브랜드나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반면 르노코리아가 이번에 택한 방식은 조금 다르다. 보증이라는 결과물보다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 즉 매년 반복되는 점검이라는 습관에 무게를 실었다.

잘 만든 차를 파는 시대에서 잘 관리하도록 돕는 시대로 경쟁의 축이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도 가능하다. 르노코리아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노리는 것도 결국 이 지점이다. 매년 한 번의 방문이 쌓여 차량의 품질을 지키고, 그 관리 이력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는 구조. 르노코리아가 말하는 품질은 출고장에서 끝나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시간을 쌓아가는 약속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