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미션 이피션시, 1회 충전으로 1,278km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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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카의 기록은 대개 양산과 무관한 전용 부품 위에서 나온다. 폭스바겐이 내놓은 미션 이피션시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ID.폴로에 들어가는 플랫폼과 모터, 배터리를 그대로 쓰고 공기역학과 경량화만으로 세 가지 세계 기록을 세웠다.

폭스바겐은 전기 콘셉트카 ‘미션 이피션시(Mission Efficiency)’를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양산 파워트레인 기반의 기록 수립

미션 이피션시는 신형 ID.폴로, ID.크로스와 같은 전륜구동 MEB+ 플랫폼을 쓴다. 파워트레인도 ID.폴로와 동일한 최고출력 135마력 전기모터와 54.9kWh 배터리 조합이다.

이 구성으로 도로 주행이 승인된 전기차 기준 세 가지 기록을 세웠다. 첫째는 공기저항계수(Cd) 0.158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차 가운데 가장 낮다. 둘째는 오르막이 없고 에어컨 등 전력 소비가 없는 조건에서 시속 68km 정속 주행 시 기록한 6.48kWh/100km, 약 15.4km/kW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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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실제 도로 주행 기록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개발센터를 출발해 폴란드와 체코를 거쳐 오스트리아 빈까지 1,278.36km를 달리며 평균 6.89kWh/100km, 약 14.5km/kWh를 기록했다. 평균 속도는 시속 67.72km, 최고속도는 시속 138km였고 충전은 한 차례만 했다. 빈 도착 시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164km였으며, 충전 손실을 포함해도 7.51kWh/100km, 약 13.3km/kWh였다.

54.9kWh 배터리로 1,278km를 한 번 충전해 주파했다는 것은 단순 계산으로 600km 이상을 한 번에 달렸다는 뜻이다. 국내 인증 기준으로 비슷한 용량의 전기차가 350km 안팎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물론 정속 주행 위주의 기록 주행이라는 조건을 감안해야 한다.

공기역학 설계와 고속 주행 효율

공기저항계수 0.158과 전면 투영 면적 2.08㎡가 설계의 핵심이다. 물방울 형태 차체, 액티브 에어 플랩, 커버를 씌운 뒷바퀴, 언더커버로 완전히 덮은 하부, 프레임리스 윈도우, 차체 표면에 통합한 도어 핸들이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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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고속에서 두드러진다. 시속 80km 이상에서 ID.폴로보다 에너지 소비가 30% 이상 낮고, 미션 이피션시가 시속 140km로 달릴 때 쓰는 에너지가 ID.폴로가 시속 100km로 달릴 때와 비슷하다. 공기저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 커지기 때문에, 고속 주행이 잦은 유럽 도로 환경에서 이 차이는 주행거리로 직결된다.

안드레아스 민트(Andreas Mindt) 폭스바겐 브랜드 디자인 총괄은 미션 이피션시의 전면부가 차세대 폭스바겐 전기차 패밀리와 같은 디자인 언어를 공유하며, 차체 형태는 철저히 공기역학 법칙에 따라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XL1의 DNA가 살아 있는 고효율 쿠페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2013년 공개된 XL1은 연료 1리터로 100km를 달리는 ‘1리터 카’를 목표로 만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인 양산 모델이었다.

전자기계식 브레이크와 전용 타이어

전륜 서스펜션은 ID.폴로와 같은 맥퍼슨 스트럿 구조에 유압식 브레이크를 쓴다. 후륜에는 전자기계식 브레이크를 처음 적용해 마찰 손실을 줄이고 브레이크 라인과 브레이크액 사용량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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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식 제동력 배분을 지원해 회생제동 효율과 코너링 안정성을 함께 끌어올렸다. 이 브레이크는 ID.폴로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공급하는 아우모비오(AUMOVIO)와 공동 개발했고, 유럽연합 도로 주행 승인에 필요한 안전과 강성, 충돌 요구사항을 충족한다.

휠은 차량 전체 공기저항의 25~30%를 차지하는 부위다. 앞바퀴 휠 아치를 타이어 곡률에 가깝게 설계해 휠하우스 내 와류를 줄였고, 휠 내부에는 특허받은 림 디플렉터를 넣어 공기가 휠 안으로 들어가 와류를 만드는 것을 막았다.

타이어는 콘티넨탈과 함께 에코콘택트 7(EcoContact 7) 양산 제품을 기반으로 개발한 콘셉트 타이어다. 구름저항은 톤당 4.9kg으로, 유럽연합 타이어 라벨 최고 등급인 A등급보다 약 25% 낮다. 사이드월과 트레드 컴파운드를 최적화해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4인승 패키징과 경량화

전장 4,775mm, 전고 1,392mm 차체에 4인승 시트와 481리터 적재 공간을 갖췄다. 앞좌석은 성인이 무리 없이 탈 수 있고, 뒷좌석 두 자리는 키 160cm 이하 승객을 기준으로 설계돼 어린 자녀를 둔 4인 가족이 이용할 수 있다. 뒷좌석 아래와 차체 측면에 수납공간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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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는 ID.폴로와 일부 부품을 공유하며, 모노코크 알루미늄 구조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아라미드 복합소재를 결합했다. 실내에는 경량 패널을 썼고, 오디오 시스템 대신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를 둔다. 인포테인먼트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연결해 쓰는 ‘Bring your own device’ 방식이다.

효율을 위해 편의 장비를 덜어낸 구성이다. 양산차가 그대로 따라가기는 어려운 선택이지만, 전기차 무게가 계속 늘어나는 흐름에서 반대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글래스 루프와 트렁크 리드에는 최고출력 370W 태양광 패널이 내장된다. 계절과 지역, 날씨에 따라 하루 최대 30km까지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폭스바겐 전기차 양산 기술의 확장 가능성

토마스 셰퍼(Thomas Schäfer) 폭스바겐 브랜드 CEO는 미션 이피션시가 양산차와 같은 플랫폼과 구동계로 세 가지 세계 기록을 세우며 폭스바겐의 전동화 기술과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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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그뤼니츠(Kai Grünitz) 폭스바겐 브랜드 기술개발 담당 이사회 멤버는 이 차가 ID.폴로 구동 시스템의 잠재력을 보여주며, 가볍고 효율적인 구조로 일상 주행과 기록 수립 모두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경쟁이 배터리 용량과 충전 속도를 키우는 방향으로 흘러온 가운데, 같은 배터리로 더 멀리 가는 접근은 원가와 무게 측면에서 다른 해법이다. 다만 여기에 쓰인 물방울 차체와 뒷바퀴 커버, 프레임리스 윈도우는 안전 기준과 생산성, 소비자 선호를 함께 만족시키기 어렵다. 양산 모델에 실제로 넘어올 항목은 전자기계식 브레이크와 저구름저항 타이어, 휠 공력 설계 쪽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