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중형 SUV 한 대가 형님 차의 폭을 넘어섰다. 현대차가 18일 경기도 파주 CJ ENM 스튜디오 센터에서 공개한 5세대 ‘디 올 뉴 투싼’ 이야기다.
신형 투싼의 전폭은 1,905mm다. 2023년 8월 출시된 중형 SUV ‘디 올 뉴 싼타페’의 전폭은 1,900mm다. 차급 하나를 사이에 둔 두 차의 순서가 5mm 차이로 뒤집혔다.
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신형은 전장, 휠베이스, 2열 헤드룸까지 모든 치수를 키웠고, 그 결과 스포티지와는 격차가 벌어졌고 싼타페와는 격차가 좁혀졌다. 현대차 SUV 라인업 안에서 투싼이 서 있던 자리가 한 칸 위로 옮겨간 셈이다.
신형 투싼은 기존보다 얼마나 커졌나
현대차 발표 기준 신형 투싼은 전장 4,700mm, 전폭 1,905mm, 전고 1,685mm, 휠베이스 2,785mm다.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부분변경 모델(4,640mm, 1,865mm, 1,665mm, 2,755mm)과 비교하면 전장 60mm, 전폭 40mm, 전고 20mm, 휠베이스 30mm가 늘었다.

늘어난 치수 가운데 소비자가 가장 먼저 체감할 곳은 2열이다. 2열 헤드룸은 29mm 늘어 1,031mm가 됐고, 2열 도어는 73도에서 83도까지 열린다. 카시트를 싣고 내리거나 키 큰 성인이 뒷좌석에 앉을 때 10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수입차 딜러 현장에서 패밀리 SUV 고객이 매장에서 가장 먼저 여닫아 보는 곳이 뒷문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현대차가 이 수치를 굳이 따로 내세운 이유가 보인다.
싼타페와의 격차는 어디까지 줄었나
신형 투싼과 싼타페의 휠베이스 차이는 30mm, 전장 차이는 130mm다. 전폭은 투싼이 5mm 넓다.
4세대 투싼과 싼타페를 나란히 놓았을 때 휠베이스 차이는 60mm였다. 이번 세대 교체로 그 간극이 절반으로 줄었다. 싼타페가 여전히 앞서는 부분은 전장과 전고, 그리고 3열 선택지다. 뒤집어 말하면 3열이 필요 없는 4인 가족에게 두 차를 가르는 물리적 기준은 이제 트렁크 길이 정도만 남는다.

현대차는 이 변화를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성”이라는 한 줄로 정리했지만,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준중형과 중형의 가격 차이는 공간 차이를 근거로 성립해 왔기 때문이다.
싼타페는 2023년 출시 당시 1.6 터보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 트림을 4,031만원에 내놨다. 신형 투싼 가격은 10월에 공개된다. 투싼 가격표가 나오는 순간, 두 차 사이 가격 간극이 곧 공간 간극의 값이 된다.
형제차 스포티지와는 얼마나 벌어졌나
기아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가격표 제원 기준으로 신형 투싼은 스포티지보다 전장이 15mm 길고, 전폭은 40mm 넓으며, 휠베이스는 30mm 길다.

같은 플랫폼 뿌리를 공유해 온 두 차는 그동안 치수가 거의 같았다. 4세대 투싼과 현행 스포티지의 휠베이스는 둘 다 2,755mm, 전폭도 둘 다 1,865mm였다.
이번에 투싼이 먼저 세대를 넘기면서 그 등식이 깨졌다. 국내 판매에서 줄곧 스포티지에 밀려온 투싼이 차체 크기로 먼저 승부를 건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