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파트너십 전시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리우 웨이, Speculation》展이 17일(현지시간) 개막했다.
3년째 이어지는 파사드 커미션
2024년부터 시작된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The Genesis Facade Commission)’은 매해 새로운 작가를 선정해 미술관의 상징적인 5번가 파사드(건물 정면 외벽)에 대규모 설치작품을 전시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현대미술 전시 시리즈다. 2024년 이불, 2025년 제프리 깁슨(Jeffrey Gibson)의 전시에 이어 올해는 베이징 기반의 현대미술가 리우 웨이(Liu Wei)의 신작을 선보인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5번가 파사드는 미술관 내부가 아니라 거리에 면한 외벽이다. 입장권 없이도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리여서, 전시 후원 브랜드 입장에서는 미술관 관람객을 넘어 도시의 일상 동선 전체가 노출 범위가 된다. 완성차 브랜드의 아트 후원이 대체로 단발성 협찬에 그치는 가운데, 제네시스가 3년째 같은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문화 후원을 브랜드 자산 축적의 장기 축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리 상수를 제목으로 삼은 조각 4점
리우 웨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사진, 회화, 비디오, 조각, 설치 등 폭넓은 매체를 활용해 동시대를 탐구해온 예술가다. 급변하는 중국 사회를 경험하며 개념 미술에 대한 주체적인 정의를 내리고자 했던 선구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미술사 안에서 통용돼 온 추상과 구상, 레디메이드의 표현 방식을 재해석하며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전시에서 리우 웨이는 ‘파편화, 변형, 재생’을 주제로 해체와 복원의 순환을 탐구하며, 물리학의 기본 상수를 각각의 제목으로 삼은 대형 조각 4점 <Speculation / Λ>, <Speculation / G>, <Speculation / c>, <Speculation / h>를 선보인다. 작가는 복합 유리섬유, 철, 알루미늄 합금, 폴리우레탄 페인트, 소 가죽 등 다양한 소재로 건축적 파편과 신체 일부를 연상시키는 형태들을 조합해, 파사드 공간에 여러 오브제가 느슨하게 연결된 듯한 조형물을 구현했다.
우주상수와 중력상수, 광속, 플랑크 상수를 제목으로 삼은 구성은 불변하는 값을 가변적인 형태와 병치하는 방식이다. 고정된 상수를 제목으로 두고 해체와 재조립을 다루는 작업은, 변화 속에서도 유지되는 것과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것 사이의 긴장을 전시 전체의 골격으로 삼은 선택으로 읽힌다.
반복되는 ‘인간의 손’ 모티프
작품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인 ‘인간의 손’은 오랜 기간 작가의 예술적 실천과 재현을 위한 중심 소재로 기능해왔다. 이번 신작에서 손은 ‘익숙하고 인식 가능한 것’과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을 이어주는 매개로 작동하며, 변형과 지각, 상상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구체화한다.

전시 부제인 ‘Speculation’은 급속한 변화의 시대에 동반될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을 암시하며,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시각을 바탕으로 시대적 변화 과정에 내재된 긴장과 충돌을 조명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파사드를 소통과 발견의 장소로 새롭게 인식하고, 동시대의 삶과 역사적 경험을 형성하는 불확실성을 고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독창적 예술 언어로 익숙한 형식을 재구성해 동시대 현실의 여러 층위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가 급변하는 시대 속 인간의 경험에 대해 통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맥스 홀라인(Max Hollein)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장 겸 CEO는 “리우 웨이의 작품은 호기심과 혁신성뿐만 아니라 작가 특유의 유머를 보여줄 것이며,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을 통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파사드가 지닌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전시 일정과 제네시스의 아트 프로젝트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전시는 2027년 6월 8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9월 22일에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 ‘An Evening with Liu Wei’를 통해 작가의 예술 세계와 신작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질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다양한 글로벌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자들의 비전을 알리고 관람객에게 통찰을 제공해오고 있다.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외에도 LA 카운티 미술관과의 다년간 아트 파트너십을 통해 ‘더 제네시스 토크’ 프로그램을 후원 중이며, 국내에서는 2027년 2월 9일까지 개최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 전을 후원하고 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서울로 이어지는 후원 구성은 제네시스의 주요 판매 시장과 상당 부분 겹친다. 럭셔리 브랜드가 차량 자체의 성능이 아닌 문화적 맥락으로 브랜드 위상을 확보하려 할 때 미술관 후원을 택하는 것은 익숙한 방식이지만, 브랜드 역사가 짧은 후발 주자일수록 이 같은 접점의 지속 기간이 신뢰도를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