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중동 시장에서 수소버스와 충전 인프라를 함께 묶어 진출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9월 3일(현지시간) 오만 살라라(Salalah) 술탄 카부스 문화복합단지에서 오만 교통통신정보기술부(MTCIT), 에너지유통사 옴코(OOMCO)와 친환경 모빌리티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9월 4일 밝혔다.
현장에는 카미스 알 샤마키(H.E. Khamis Al Shamakhi) 오만 교통통신정보기술부 교통부문 차관, 타릭 알 주나이디(Tarik Al Jnaidi) 옴코 CEO, 정호근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전략본부장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오만 주요 공공기관과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협력을 추진한다. 대중교통 및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시작해 향후 오만 모빌리티 시장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무스카트 그린 루트 지정과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투입
협력의 한 축은 오만 최초의 수소 시내버스 도입이다. 오만 국영운수사 무와살랏(Mwasalat)은 무스카트 대중교통 노선에 친환경차 전용 노선 ‘그린 루트(Green Route)’를 지정하고,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해 승객 운송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
수소버스가 시내버스 노선에 먼저 투입되는 구도는 여러 국가에서 반복되는 패턴이다. 정해진 노선을 오가며 차고지에서 집중 충전하는 운행 방식이라 충전소 한 곳으로 여러 대를 감당할 수 있고, 승용차처럼 광범위한 인프라가 선행될 필요가 없다. 산유국인 오만이 수소 대중교통을 택한 배경에는 탄소중립 전환 목표와 함께, 천연가스 기반 수소 생산 역량을 활용할 여지가 놓여 있다.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는 국내에서 이미 상용 운행 실적을 쌓아온 모델이다. 실증 단계의 시제품이 아니라 양산 차량을 투입한다는 점이 이번 시범 사업의 조건을 다르게 만든다.
할반 지역 240kW급 초고속 충전기 운영과 평가 계획
또 다른 축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다. 오만 국영에너지 그룹 OQ의 에너지 유통부문 계열사 옴코는 친환경 충전인프라 자회사 이보(EVO)를 통해 할반(Halban) 지역의 옴코 운영 주유소에서 현대케피코의 240kW급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한다.
현장에서 6개월간 충전 성능과 이용 수요를 평가한 뒤 충전 인프라 확대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유소 부지를 충전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신규 부지 확보와 전력 인입 부담을 줄인다. 이미 차량 진입 동선과 결제 시스템, 편의시설이 갖춰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은 고온 환경이 충전기 작동과 배터리 관리에 부담을 주는 조건이어서, 6개월 실증에서 확인할 항목에 내열 성능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케피코 장비를 투입한 구성은 차량뿐 아니라 부품 계열사의 해외 실적을 함께 쌓는 구조이기도 하다.
대중교통에서 상용·승용으로 이어지는 확장 계획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협력을 통해 오만 대중교통 분야에서 시작한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을 일반 상용차와 승용차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부문에서 먼저 실적을 만들고 민간 시장으로 넘어가는 순서는 인프라 의존도가 높은 친환경차 사업에서 실효성이 검증된 접근이다. 정부 주도 사업은 초기 인프라 투자를 정책 재원으로 감당할 수 있고, 여기서 축적된 운행 데이터와 정비 체계가 이후 민간 판매의 기반이 된다.
정호근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전략본부장 부사장은 오만 교통통신정보기술부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시티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오만의 비전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