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익분기점을 판매량 20만 대 아래로 내린다. 포르쉐가 캐피털 마켓 데이에서 내놓은 새 전략의 뼈대다.
포르쉐 AG는 바이작 개발센터에서 열린 캐피털 마켓 데이를 통해 ‘스포츠바겐슈미데 35’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선망받는 스포츠카 제조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최상위 영역에서 수익성과 규모의 경제를 동시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재무 목표와 손익분기점
중기 목표는 그룹 영업이익률 10~15%, 자동차 부문 순현금흐름률 9~12%다. 장기 전략 목표는 각각 15%와 12%로 설정했다. 중기 그룹 매출 목표는 410억~450억 유로다.
중국 시장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손익분기점을 판매량 20만 대 미만으로 낮춘다. 자동차 부문 매출의 15~20%에 해당하는 순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배당은 연결 세후순이익의 50% 이상을 목표로 한다. 투자 규모는 2026년 정점에 이르고 이후 중기적으로 투자와 연구개발 지출이 상당 폭 줄어들 전망이다.

목표 수치 자체보다 손익분기점 인하가 전략의 핵심에 가깝다. 포르쉐의 연간 인도량은 최근 수년간 30만 대 안팎에서 움직였다. 20만 대 미만에서 이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은 판매량이 지금보다 상당 폭 줄어드는 국면을 전제에 넣었다는 뜻이다. 중국 수요 둔화를 전망의 출발점으로 명시한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요헨 브렉너(Dr Jochen Breckner) 포르쉐 AG 재무 및 IT 담당 이사회 멤버는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 개선 목표가 차량 한 대당 가치 향상과 더 매력적인 제품 구성, 지속적으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비용 및 자본 구조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퓨처 패키지와 인력 구조
포르쉐는 임직원 대표단과 ‘퓨처 패키지(Future Package)’에 합의했다.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방식으로 9,000개 일자리를 감축하는 한편, 핵심 인력의 고용은 2035년까지 보장한다.
중기적으로 관리직 직책을 40% 축소하고, 직접 및 간접 부문을 포함한 전체 인력을 25% 감축한다. 전략적 목표는 30%다. 퓨처 패키지에 따른 조치로 인건비는 약 10% 절감한다. 성과급과 특별 지급금은 회사 재무 성과에 대한 개인별 기여도와 연계하며, 2028년 임직원 주식 참여 제도 도입을 관련 위원회에 제안할 계획이다.

핵심 사업 집중을 위한 조치도 실행 중이다. 리막(Rimac)과 부가티 리막(Bugatti Rimac) 지분 매각, 컨설팅 자회사 MHP 매각 계약 체결, 셀포스 그룹(Cellforce Group)과 포르쉐 e바이크 퍼포먼스(Porsche eBike Performance), 세티텍(Cetitec)의 개발 및 생산 활동 종료 계획이 포함된다.
셀포스 그룹은 포르쉐가 자체 고성능 배터리셀 역량을 확보하려 세운 회사다. 배터리 내재화를 접고 스포츠카 제조라는 본업으로 범위를 좁히는 선택이다. 전략 명칭에 ‘슈미데(Schmiede, 대장간)’를 넣은 것도 제조업 정체성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
파생 모델 종류를 약 20% 축소해 포트폴리오 복잡성을 줄인다. 이를 통해 중기적으로 모델당 판매량이 약 3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 변화 대응력이 높은 상위 D·E 세그먼트 비중은 중기적으로 약 45%까지 확대한다.
순수 전기 718 박스터와 카이맨은 연간 생산이 이뤄지는 첫해인 2028년부터 판매에 기여할 전망이다. 같은 해 마칸 일렉트릭과 병행 판매될 B 세그먼트 신형 SUV도 공개된다.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는 신규 모델은 2028년 양산 확대를 거쳐 2029년부터 판매와 수익성에 본격 기여한다.

911 상위 모델 라인 개발을 위한 미드 엔진 슈퍼 스포츠카 플랫폼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D 세그먼트에서는 911 라인업을 파생 모델로 보강하고, 카이엔 상위에 위치하는 D 세그먼트 SUV 개발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2030년까지 브랜드 정체성을 대표하는 신제품을 매년 최소 한 종씩 출시한다.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를 병행하는 세 가지 파워트레인 전략은 유지한다. 플랫폼은 PPE와 PPC를 활용해 아우디와의 협력을 강화하되, 브랜드별 고유 기술과 사양으로 독자성을 유지한다.
전동화 일정이 뒤로 밀린 자리를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모델이 메우는 구성이다. 전기 718이 2028년, 내연기관 신모델이 2029년부터 수익에 기여한다는 일정표는 그 사이 기간을 기존 라인업으로 버텨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격과 개인화 전략
중기적으로 최상위 모델의 평균 판매가격을 약 20% 높이는 것이 목표다. 개인화 옵션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차량 한 대당 옵션 매출을 늘리고, 존더분쉬(Sonderwunsch) 프로그램 매출은 중기적으로 현재의 6배까지 확대한다.

만타이(Manthey)를 포함한 ‘퍼포먼스’, 존더분쉬와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를 아우르는 ‘익스클루시브니스’, ‘헤리티지’ 세 영역을 ‘홈 오브 스포츠카(Home of Sports Cars)’ 아래 통합한다. 만타이 레이싱(Manthey Racing GmbH) 지분은 67%로 확대한다. 양사 공동 제품과 서비스는 퍼포먼스 키트와 트랙 체험부터 한정 생산 차량 개발까지 넓어진다.
품질 개선 프로그램으로 보증 비용은 중기적으로 최대 45% 절감한다.
판매량이 줄어드는 전제 위에서 수익을 지키는 방법은 대당 단가를 올리는 것뿐이다. 최상위 모델 가격 20% 인상과 존더분쉬 매출 6배 확대는 같은 목표의 두 경로다.
비용 구조 개편
향후 모델 라인의 개발 비용을 최대 20% 절감한다. 개발 기간 단축과 내부 개발 역량 확대, 개발 프로세스 모듈화를 추진한다. 자회사 포르쉐 엔지니어링과 포르쉐 디지털은 ‘포르쉐 테크놀로지스(Porsche Technologies)’로 통합한다.
생산 부문 인건비는 중기적으로 최대 30% 절감한다. 프로세스 최적화와 생산 효율성을 고려한 제품 설계, 동일 생산 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생산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판매 및 유통 비용은 20% 절감하며, 판매 권역을 기존 5개에서 4개로 조정한다. 신규 차량 프로젝트의 개별 재료비는 기존 계획 대비 약 10% 낮춘다.

마이클 라이터스(Dr Michael Leiters) 포르쉐 AG 이사회 회장은 이번 전략이 모든 모델 라인에 걸쳐 포르쉐 고유의 스포츠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높은 세그먼트에서 선망성을 지닌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 단계에 걸쳐 효율성과 생산성, 수익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비용 절감과 재무 건전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터스 회장은 각 세그먼트에서 가장 스포티한 차량을 제공하겠다는 포부와 장인정신, 기업가 정신을 담아 ‘스포츠바겐슈미데’라는 명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