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대형 전동화 PBV(Platform Beyond Vehicle)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기아는 현지시각 14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IAA Transportation 2026)’에서 ‘더 기아 PV7(The Kia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PV7은 지난해 출시된 PV5에 이은 기아의 두 번째 전용 전동화 PBV로, 사용 목적에 맞춰 유연하게 활용 가능한 공간과 동급 최고 수준의 전동화 상품성, 차량용 첨단 소프트웨어, 플릿 운영 솔루션을 결합한 대형 모델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V7은 개인화된 모빌리티를 향한 여정의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모델”이라며 “기아는 고객의 다양한 비즈니스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차량, 동급 최고의 전기차 성능 및 PBV 전용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객의 생산성과 유연성, 장기적인 보유 가치를 모두 높이는 종합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박스 실루엣에 오퍼짓 유나이티드 반영한 외장
PV7은 전장 5,350mm, 전폭 1,995mm, 전고 1,990mm, 축거 3,500mm의 차체를 바탕으로 한 원박스(one-box) 실루엣에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반영했다. 아웃사이드 미러와 도어 핸들을 제외한 전폭 기준이며, 도어 핸들 포함 시 전폭은 2,030mm다.

전면부는 블랙 색상의 후드와 필러 가니쉬가 차체 색상과 대비를 이루면서 시그니처 주간주행등(DRL) 그래픽과 어우러져 기아 PBV의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갔다. 범퍼 하단부에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해 견고한 인상을 더했다.
측면부는 펜더와 D필러의 블랙 가니쉬를 측면 글라스와 일체감 있게 연결해 ‘플로팅 루프(Floating Roof)’ 디자인을 완성했으며, 낮게 설계한 벨트라인으로 개방감과 시인성을 확보했다. 후면부는 벨트라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고, 테일게이트를 옆으로 여는 ‘풀오픈 트윈 스윙’과 위로 여는 ‘리프트업’ 두 가지로 운영한다.
특히 전·후면 범퍼 양 끝단과 휠 아치, 도어 클래딩 등 손상 가능성이 높은 부위를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눈에 띈다. 상용차는 좁은 골목과 하역장을 반복 출입하며 경미한 파손이 잦은데, 정비 시간 단축과 차량 운휴 최소화를 설계 단계에서 고려했다는 것은 실사용자의 가동률을 수익과 직결되는 변수로 봤다는 의미다.
‘툴 박스’ 주제로 구성한 실내
PV7의 실내는 다양한 도구와 장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툴 박스(Tool Box)’를 주제로, 패신저와 카고 고객의 서로 다른 사용 환경에 맞춘 ‘고성능 모바일 워크스테이션(Mobile Workstation)’으로 완성됐다.

크래쉬패드는 이중 레이어 구조로 구성해 넓은 수납 공간을 확보했으며, 중앙에는 최대 14.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공조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구성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대형 디스플레이 도입 이후 물리 버튼을 대거 없애는 흐름이 일반적이지만, 장갑을 낀 채 조작하거나 주행 중 짧은 시간 안에 기능을 바꿔야 하는 업무용 차량 특성을 반영해 주요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남긴 것으로 보인다.
PV7 카고는 크래쉬패드 상단부에 개방형 수납공간을 적용했고, 1열 센터석이 적용된 3인승 모델은 동승자가 없을 때 센터 시트백을 접어 다목적 오픈 트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PV7 패신저는 투톤 색상 스티어링 휠과 수평적 그래픽의 앰비언트 라이트로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크래쉬패드 상단부 히든 수납공간과 테이블로 활용 가능한 센터 콘솔을 갖췄다.
E-GMP.S 기반 전동화 성능
PV7은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S(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for Service)를 기반으로 대용량 배터리와 고효율 전기 구동 시스템, 800V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71.5kWh와 96.2kWh 용량의 NCM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및 롱레인지 모델로 운영되며,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 시 유럽 WLTP 기준 46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충전 상태(SoC) 10%에서 80%까지 약 20분대 중반에 충전할 수 있다.
기아 최초로 전면 급속·완속 충전구와 후측면 완속 충전구 등 두 개의 충전구를 제공한 점도 특징이다. 물류 거점이나 주차장의 충전기 배치가 제각각인 상업 운송 환경에서, 충전구 위치 때문에 주차 방향을 바꾸거나 케이블이 닿지 않는 상황이 실제 운영 부담으로 작용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용적인 해법이다.
구동계는 최고 출력 200kW, 최대 토크 420Nm의 전륜 모터를 탑재했으며, 향후 사륜구동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고전압 배터리 전력을 차량 외부로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적용해 실내·외 콘센트로 공구와 업무 장비,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카고, 550mm 적재고에 유로 팔레트 3개 적재
PV7 카고는 2인승·3인승 모델과 2열 좌석을 갖춘 다인승 카고 모델로 운영된다. 550mm의 낮은 적재고를 제공해 화물 상하차 부담을 줄였으며, VDA 기준 롱 모델 6.1㎥, 하이루프 모델 8.0㎥ 수준의 적재 용량을 갖춰 1,200×800mm 규격의 유로 팔레트를 3개까지 적재할 수 있다. PV5 카고가 유로 팔레트 2개를 적재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체급 확대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유럽 기준 적재 중량은 롱 모델 1,165kg, 컴팩트 모델 1,200kg 수준이며, 화물 적재 상태에 맞춰 구동 성능을 제어하는 ‘고중량 주행 모드’를 적용했다. 동승석 시트 하단 공간을 활용해 긴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로드스루(Load-through) 격벽’(3인승 전용)도 마련했다. 테일게이트는 도어 개방각을 극대화한 ‘풀오픈 트윈 스윙’과 일반 리프트업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패신저, 롱레일 이지 리무브 시트 적용
PV7 패신저는 7인승·9인승·11인승으로 운영되며, 9인승 모델은 4열 시트 유무에 따른 두 가지 시트 배열을 제공한다. 7인승 모델에는 후석 시트를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탈착할 수 있는 ‘롱레일 이지 리무브 시트 시스템’을 적용해 좌석 구성과 적재 공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플레오스 커넥트와 플릿 운영 솔루션
기아는 PV7에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 기반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탑재했다. 16:9 비율의 14.6인치 또는 12.9인치 디스플레이와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로 구성되며, 개방형 앱 마켓과 차세대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를 지원한다.

고객은 개방형 앱 마켓을 통해 비즈니스 환경과 업무 특성에 맞는 업무용 앱을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으며, 글레오 AI는 대형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연속 대화를 이해해 상황에 맞는 정보를 능동적으로 제공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적용해 차량 운용 기간 동안 최신 기능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플릿 관리 시스템(FMS) ‘플레오스 플릿(Pleos Fleet)’과 차량 커넥티드 데이터 API를 제공한다. 고객은 플레오스 플릿으로 차량 상태와 운행 데이터를 관리하고, 커넥티드 데이터 API로 차량을 자사 업무 시스템과 연계해 플릿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다. 업타임(Uptime) 관리 서비스를 통해 차량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선제적으로 감지한다.
법인 고객에게 상용차 구매 결정은 차량 가격보다 총소유비용(TCO)과 가동률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차량과 소프트웨어, 플릿 관리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제시한 것은, 단일 차량 판매 경쟁이 아닌 운영 솔루션 단위의 경쟁으로 시장 구도를 전환하려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안전 사양
PV7은 충돌 에너지 분산에 최적화된 전용 EV 플랫폼을 바탕으로 ‘루프 마운트 동승석 에어백’을 포함한 7에어백 시스템을 탑재했다. 예기치 못한 페달 조작으로 인한 사고 위험을 줄이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가속 제한 보조’도 적용됐다.

이 밖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2,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전/측/후방 주차 거리 경고,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사양을 적용해 장거리 및 반복 운행 환경에서 운전자 피로를 줄이고 주행·주차 안전성을 높였다.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과 23종 파생 모델 계획
기아는 전장 5.3m급 제원의 ‘PV7 카고 롱’과 ‘PV7 패신저 롱’을 우선 선보이며, 차세대 바디 개발·제조 기술인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Flexible Body System)’을 기반으로 축간거리와 전장·전고 등 제원과 실내 구성을 차별화한 모델을 유연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사이드아우터와 루프 패널 등 주요 차체 부위에 이 기술이 적용된다.

PV7은 용도와 차체 제원에 따라 카고 컴팩트·롱·하이루프, 패신저 컴팩트·롱 모델로 구분되며, 특장차 개발을 위한 샤시캡 모델과 다양한 파생 및 컨버전 모델도 추후 공개된다. 기아는 2027년 하반기 국내와 유럽 시장에 PV7 패신저 롱과 PV7 카고 롱을 우선 출시한 뒤, 글로벌 시장에 23종의 PV7 파생 및 컨버전 모델을 순차 전개할 계획이다.
IAA 전시 구성과 컨버전 파트너스 데이
기아는 2026 IAA 상용차 박람회 일반 공개 기간인 9월 15일부터 20일까지 1,531㎡(약 464평) 규모의 전시 공간에서 총 10대의 PBV 라인업을 선보인다. 전시 차량은 PV7 패신저 롱 1대와 PV7 카고 롱 2대를 비롯해 PV5 카고 컴팩트, PV5 카고 하이루프, PV5 패신저, PV5 WAV, PV5 샤시캡, PV5 크루밴, PV5 푸드트럭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박람회 기간 동안 국내외 31개 특장 업체를 초청해 ‘2026 글로벌 PBV 컨버전 파트너스 데이’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PBV 컨버전 파트너십 전략의 일환으로 매년 실시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올해는 PV7에 대한 상세 정보를 공유하고 기아와 외부 생태계의 네트워크를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