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22일 공개한 디 올 뉴 투싼의 계약 첫날 기록은 1만 5,045대다. 역대 투싼 최다라는 설명은 맞다. 2020년 4세대가 세운 1만 842대보다 4,203대 많다.
시야를 준중형 SUV 전체로 넓히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2021년 7월, 기아 5세대 스포티지는 사전계약 첫날 1만 6,078대를 찍었다. 투싼의 새 기록은 이 숫자에 1,033대 못 미친다.
그렇다고 “투싼이 졌다”로 끝낼 일은 아니다. 두 기록이 나온 조건이 꽤 다르다. 표에 나란히 올리기 전에 그 차이부터 짚어야 한다.
신형 투싼 계약 첫날 기록은 4세대보다 얼마나 늘었나?
4,203대, 비율로는 38.8% 늘었다. 현대차 발표 수치 두 개로 같은 자료로 계산했다.
4세대 투싼은 2020년 9월 16일 사전계약 첫날 1만 842대를 기록했다. 당시 현대차는 이 기록을 현대차 SUV 가운데 처음으로 첫날 1만 대를 넘긴 사례로 소개했다. 이번 보도자료는 같은 숫자를 ‘계약 첫날 실적’으로 적었다. 2020년 발표 기준으로 보면 사전계약 첫날 기록이다.
준중형 SUV 계약 첫날 최고 기록은 얼마인가?
확인된 공개 기록 가운데서는 기아 5세대 스포티지의 1만 6,078대가 가장 많다. 기아는 2021년 7월 7일 이 수치를 발표하면서 국내 SUV로는 4세대 쏘렌토(1만 8,941대)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준중형 SUV로는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다.

스포티지 이전의 준중형 SUV 최고 기록이 바로 4세대 투싼의 1만 842대였다. 스포티지는 투싼이 세운 기록을 1년도 안 돼 5,000대 이상 차이로 넘었고, 이번 5세대 투싼은 그 스포티지 기록에 1,033대 차이로 다가섰다. 스포티지는 이후 영업일 10일 동안 사전계약 2만 2,195대를 모았다. 신형 투싼의 누적 계약 대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모델 | 계약 형태 | 첫날 | 첫날 계약 대수 | 첫날 계약 대상 파워트레인 | 가솔린 가격대 |
|---|---|---|---|---|---|
| 기아 5세대 스포티지 | 사전계약 | 2021년 7월 6일 | 1만 6,078대 | 1.6 터보 가솔린, 2.0 디젤 | 2,442만~3,193만 원 |
| 현대차 5세대 디 올 뉴 투싼 | 계약 개시 | 2026년 10월 21일 | 1만 5,045대 | 1.6 터보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 3,140만~3,790만 원 |
| 현대차 4세대 디 올 뉴 투싼 | 사전계약 | 2020년 9월 16일 | 1만 842대 | 가솔린, 디젤(하이브리드 제외) | 확인 필요 |
계약 대수는 각 사 발표 기준이다. 스포티지 가격은 2021년 7월 기아 발표 당시 개별소비세 3.5% 반영 기준이다. 신형 투싼 가격은 현대차 10월 21일 발표 기준이다.
4세대 투싼과 스포티지가 하이브리드를 빼고 첫날 계약을 받았다는 내용은 당시 발표 자료 기준이며, 4세대 투싼의 사전계약 당시 가격대는 확인이 필요하다.
두 기록은 같은 조건에서 나왔나?
아니다. 적어도 세 가지가 다르다.
첫째, 파워트레인이다. 2021년 스포티지 사전계약은 1.6 터보 가솔린과 2.0 디젤 두 가지로만 진행했고, 하이브리드는 나중에 공개했다.
4세대 투싼 사전계약도 같은 방식이었다. 신형 투싼은 디젤이 빠진 대신 하이브리드가 처음부터 들어갔고, 그 하이브리드가 첫날 계약의 55%를 차지했다. 신형 투싼의 첫날 숫자에는 하이브리드 계약이 처음부터 포함돼 있다.

둘째, 가격대다. 신형 투싼 가솔린의 시작가는 3,140만 원이다. 2021년 스포티지 가솔린의 최상위 트림 시그니처가 3,193만 원이었다. 차이는 53만 원에 불과하다. 세제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래도 신형 투싼은 5년 전 스포티지의 맨 꼭대기 가격 언저리에서 출발해 첫날 1만 5,000대를 넘겼다.
셋째, 계약 형태다. 스포티지는 출시 전 사전계약, 신형 투싼은 현대차가 가격과 사양을 확정 공개하면서 시작한 계약이다. 다만 스포티지도 사전계약 첫날 트림별 가격을 공개했다. 두 경우 모두 소비자가 가격표를 보고 계약했다는 점은 같다.
항목별로 따지면 어느 쪽이 앞서나?
첫날 계약 대수에서는 스포티지가 앞선다. 공개 수치 기준 1,033대 차이다.
세대 교체 폭은 판정을 보류한다. 신형 투싼은 직전 세대보다 38.8% 늘었지만, 스포티지 4세대의 사전계약 첫날 기록이 확인되지 않아 같은 잣대로 잴 수 없다.
가격대는 성격 차이다. 신형 투싼이 더 높은 가격대에서 기록을 냈지만, 5년의 시차와 세제 기준 차이가 섞여 있어 우열로 볼 수 없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방식 차이다. 스포티지는 디젤을, 신형 투싼은 하이브리드를 첫날부터 품었다. 어느 구성이 첫날 숫자에 더 유리했는지는 알 수 없다.
종합하면 숫자만으로는 스포티지, 조건까지 넣으면 같은 줄에 세우기 어려운 기록이다. “역대 투싼 최다”는 사실이고, “준중형 SUV 최다”는 아니다.
현대차 올해 다른 신차의 첫날 기록과 비교하면?
올해 현대차 신차 가운데서는 투싼이 가장 많다. 5월 더 뉴 그랜저는 출시 첫날 1만 277대, 8월 디 올 뉴 아반떼는 계약 개시 첫날 1만 1,094대를 기록했다. 두 수치는 각각 한경비즈니스와 머니투데이 보도에 실린 현대차 발표 기준이다. 투싼은 아반떼보다 3,951대 많다.
| 모델 | 발표 시점 | 계약 첫날 대수 | 차급 |
|---|---|---|---|
| 현대차 디 올 뉴 투싼 | 2026년 10월 22일 | 1만 5,045대 | 준중형 SUV |
| 현대차 디 올 뉴 아반떼 | 2026년 8월 6일 | 1만 1,094대 | 준중형 세단 |
| 현대차 더 뉴 그랜저 | 2026년 5월 | 1만 277대 | 준대형 세단 |
차급과 변경 폭이 달라 대수만으로 흥행을 견줄 수는 없다. 그랜저는 부분변경, 아반떼와 투싼은 완전변경이다.

다음 비교 지점은 누적 계약이다 현대차는 이번 기록을 SUV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대표 준중형 SUV의 입지를 다진 결과로 설명했다. 첫날만 놓고 보면 그 설명과 스포티지 기록이 함께 서 있다.
남은 비교 지점은 누적 계약이다. 스포티지는 영업일 10일 동안 2만 2,195대를 쌓았다. 신형 투싼이 같은 기간의 숫자를 내놓는 순간, 두 차는 비로소 같은 표의 같은 칸에서 다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