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세대 투싼 개발을 시작하면서 현대자동차 개발진이 가장 먼저 꺼내 본 자료는 경쟁차 분석표가 아니었다. 투싼이 22년 동안 쌓아 온 판매 데이터였다.
2026년 10월 7-8일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 &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MLV프로젝트1팀 최상인 책임연구원은 이 데이터에서 읽어 낸 고객 성향을 신차의 출발점으로 소개했다. 투싼 구매자는 연비 하나나 운전 재미 하나만 보고 차를 고르지 않았다. 효율과 주행 감각, SUV다운 견고함, 매일 쓰기 편한 실용성까지 한 번에 요구했다.
그래서 5세대 투싼의 개발 목표는 “모든 면에서 타협 없는 준중형 SUV”로 정해졌다. 제품 슬로건은 ‘세상에 맞설 힘의 시작, 디 임파워드(The Empowered)’다.
투싼 누적 판매 1,000만 대는 언제 넘었나?
투싼은 2004년 처음 나온 뒤 21년째인 2025년에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넘었다. 현대차그룹 모델 가운데 1,000만 대를 넘긴 건 아반떼와 액센트에 이어 세 번째이고, SUV로는 처음이다.

최상인 책임연구원이 숫자보다 더 강조한 건 어디서 팔렸느냐였다. 한 시장이 끌어올린 기록이 아니라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에서 고르게 팔려 쌓인 결과라는 설명이다. 결국 5세대 투싼은 다섯 대륙 소비자의 서로 다른 요구를 한 차에 담아야 했다.
디 올 뉴 투싼이 내세운 6가지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디자인 프리미엄,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간 상품성, 편안하고 쾌적한 승차감, 우수한 안전성, 디지털 라이프 여섯 가지다.
첫 번째 가치인 디자인은 디자인 부서 혼자 만든 결과물이 아니다. 현대차 디자인 철학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이 그리는 금속의 팽팽한 긴장감을 양산차로 옮기려고 디자인과 성형 기술 부문이 처음부터 함께 움직였다. 개발진이 따로 ‘고난도 성형 기술’이라고 부를 만큼 공이 들어간 부분이다.

하이브리드는 연비만으로 평가받던 단계를 지났다는 게 개발진의 판단이다. 시원하게 달리는 성능과 전동화 차량다운 주행 특성까지 갖춰야 한다고 봤다. 이번 투싼에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넣어 출력과 연비를 함께 높이고 전동화 특화 사양을 더한 이유다.
공간은 “상위 차급에 버금가는” 수준을 목표로 잡았다. 평일엔 출퇴근하고 주말엔 가족과 떠나는 투싼 고객의 생활 방식을 기준으로 삼았다.

승차감에서는 소음·진동·불쾌감(NVH)을 고르게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차음 유리를 두껍게 하고 흡차음재 면적을 넓혀 바깥 소리를 막았고, 서스펜션과 섀시 구조를 손봐 노면 소음과 진동이 실내로 덜 들어오게 했다.
안전은 차체 기본 구조부터 다시 설계했고, 탑승자 보호 성능과 첨단 안전 기술을 함께 높였다. 개발진이 밝힌 목표는 글로벌 안전 평가기관에서 최고 안전 등급을 받는 것이다. 실제 평가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디 올 뉴 투싼 인포테인먼트와 AI 기능은 무엇이 달라졌나?
디 올 뉴 투싼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와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가 들어간다.

글레오 AI는 공조기와 내비게이션 같은 차량 기능을 음성으로 조작한다. 여기에 ‘플레오스 앱마켓’에서 지도 기반 서비스나 게임 같은 차량 전용 서드파티 앱을 내려받아 쓸 수 있다. 최상인 책임연구원은 고객이 원하는 건 화려한 사용자 경험이 아니라 차량 기능을 더 쉽고 빠르고 편하게 쓰는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