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을 걷게 만든 회사가 AI를 만들던 사람을 수장으로 앉혔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신임 CEO는 아마존 알렉사를 세상에 내놓은 인물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는 피지컬(Physical)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로히트 프라사드(Rohit Prasad)를 신임 CE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로히트 프라사드의 이력
프라사드는 대화형 AI와 생성형 AI, 멀티모달 AI, AGI(범용인공지능)에 이르는 AI 기술 발전을 이끌어 온 전문가다.
아마존에서는 2013년 알렉사 및 디지털 제품 부문 머신러닝 디렉터로 합류해 2016년부터 알렉사 부사장 겸 수석 과학자, 2021년 수석 부사장 겸 수석 과학자를 거쳤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아마존 AGI 부문 수석 부사장 겸 수석 과학자로 노바(Nova) 파운데이션 모델 제품군 개발을 총괄했다.
아마존 합류 이전에는 레이시온BBN테크놀로지스(Raytheon BBN Technologies)에서 약 14년간 미국 정부와 상업 분야를 위한 머신러닝 연구와 응용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학력은 인도 비를라 공과대학교 전자·통신공학 학사,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교 전기공학 석사, MIT 슬론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다.
기술 리더가 아닌 사업화 경험에 방점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발표에서 강조한 부분은 연구 역량보다 사업화 실행력이다. 프라사드는 알렉사 개발 초기부터 AI 전략 수립과 핵심 기술 개발을 주도했고, 알렉사가 세계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소비자 AI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기술 혁신에 그치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 개발자·파트너 생태계로 확장하는 데 기여했으며, 알렉사 사업 확장을 담당한 조직을 이끌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과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선이다. 이 회사는 사족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로 기술력을 입증해 왔지만, 영상으로 화제를 만드는 일과 로봇을 팔아 수익을 내는 일은 별개 문제였다. 알렉사를 기기와 서비스, 외부 개발자 생태계로 확장한 경험이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피지컬 AI와 현대자동차그룹 시너지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로보틱스 기술에 첨단 AI 역량과 사업화 실행력을 겸비한 리더십을 더해 피지컬 AI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AI와 로보틱스를 융합한 지능형 로봇 시스템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상용화하는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제조·물류·모빌리티 기반과의 시너지도 기대 요인으로 제시됐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그룹이 보유한 산업 현장에서 AI·로보틱스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실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흐름과 맞물리는 대목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고 아틀라스의 제조 작업 학습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년 내 아틀라스 2만5,000대를 글로벌 사업장에 배치하고 연간 3만 대 규모 로봇 생산 시설을 미국에 짓는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술 검증 단계에서 양산과 배치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사업화 경험을 가진 인물을 앉힌 셈이다.
보스턴 네트워크
프라사드는 보스턴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현지 학술·기술 네트워크를 쌓아 왔다. AI·로보틱스 인재와 연구기관, 스타트업이 모인 보스턴 혁신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네트워크가 인재 확보와 기술 협력, 글로벌 사업 확장에 자산이 될 것으로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기대하고 있다.
로보틱스 인력 경쟁은 빅테크와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이 함께 뛰어든 영역이다. 본사가 있는 지역의 연구 네트워크를 꿰고 있다는 점은 채용에서 실질적인 요소가 된다.
프라사드 신임 CEO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력으로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데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며, 로보틱스 산업이 중요한 전환점에 있는 가운데 합류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AI와 로보틱스를 융합해 현실 세계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로보틱스 적용 범위를 산업 전반으로 넓혀 피지컬 AI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지능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취임 시점과 전임 CEO의 거취가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