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스타 3가 7월 2일 국내에 출시될 때 가격표에는 빈칸이 하나 있었다. 세 트림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릴 진입 트림인 리어모터의 주행거리가 비어 있었다.
듀얼모터 486km, 퍼포먼스 438km는 이미 인증을 마쳤지만 리어모터는 WLTP 기준 603km라는 유럽 수치만 공개된 상태였다.
그 빈칸이 채워졌다. 폴스타코리아는 폴스타 3 리어모터가 국내 1회 충전 주행거리 454km 인증을 마치고 국고보조금 162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작가 7,790만원짜리 플래그십 전기 SUV가 보조금 대상에 들어간 것이다.
폴스타 3 리어모터의 인증 주행거리는 얼마인가
폴스타 3 리어모터의 국내 인증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54km다. 듀얼모터 486km, 퍼포먼스 438km와 함께 세 트림의 수치가 모두 확정됐다.
리어모터는 후륜구동으로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480Nm를 낸다. 듀얼모터는 544마력, 퍼포먼스는 680마력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9초가 걸린다. 전 트림이 800V 전기 아키텍처를 쓰고, 급속충전은 리어모터가 최대 310kW, 듀얼모터와 퍼포먼스가 최대 350kW를 지원한다.

세 트림 가운데 보조금이 붙는 것은 리어모터뿐이다. 2026년 전기승용차 국고보조금은 차량 기본가격 5,300만원 미만이면 산정액 전액을, 5,300만~8,500만원이면 절반을 주고, 8,500만원 이상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7,790만원인 리어모터는 절반 구간에 들어가 162만원을 확보했고, 8,590만원인 듀얼모터는 기준선을 90만원 넘겨 대상에서 빠졌다.
가격표에 적힌 800만원 차이가 실제로는 962만원으로 벌어진다는 뜻이다. 리어모터의 국고보조금 반영 실구매가는 7,628만원이 된다. 지자체 보조금은 거주지 공고에 따라 별도로 산정되므로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확인해야 한다.
왜 이 인증이 판매에 중요한가
리어모터는 폴스타 3 라인업에서 가장 넓은 수요층을 담당하는 트림이다. 폴스타코리아가 7월 출시 당시 밝힌 3개월 판매 목표 500여 대도 리어모터 출고 시기를 감안해 잡은 숫자였다.
폴스타코리아 관계자는 리어모터 인증 완료로 폴스타 3가 7,000만원대 리어모터부터 680마력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고객 수요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며, 가격 경쟁력과 주행·충전 성능을 바탕으로 수입 플래그십 전기 SUV 시장에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폴스타코리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4,000대로 잡았다. 지난해 2,957대보다 35% 이상 많은 숫자다. 아시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폴스타코리아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2,500대를 출고했고, 6월 한 달 530여 대를 기록했다. 다나와 자동차 집계 기준 7월 판매는 248대로, 이 물량은 전량 폴스타 4였다. 폴스타 3 출고가 9월부터 시작되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하반기 목표를 채우려면 폴스타 3가 움직여야 하고, 폴스타 3에서 가장 많이 팔릴 트림이 리어모터다. 그 트림이 인증을 마치고 보조금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어떤 위치인가
주요 수입 플래그십 전기 SUV가 1억원 이상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어모터의 7,790만원은 확실히 낮은 자리다. 볼보 EX90은 1억620만원부터,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은 1억4,230만원부터다. 최소 2,800만원 차이가 난다.

눈여겨볼 것은 해외 가격과의 격차다. 폴스타 3 출시 당시 폴스타코리아는 7월 출시 행사에서 환율 1,500원 수준을 감안하면 독일과 스웨덴, 영국 같은 주요 유럽 시장에서 리어모터가 1억4,000만원 안팎에 팔린다고 설명했다. 한국 가격이 유럽보다 크게 낮게 책정됐다는 이야기다.
그 배경으로는 판매 구조가 꼽힌다. 폴스타코리아는 딜러를 통한 도매 판매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구조여서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폴스타는 온라인 주문과 폴스타 스페이스 중심의 직접 판매 방식을 쓴다.
폴스타 3는 어떤 차인가
폴스타 3는 전기차 전용 SPA2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E세그먼트 SUV다. 전장 4,900mm, 전폭 1,970mm, 전고 1,615mm의 낮고 넓은 비율을 갖췄다.

브랜드 성격을 드러내는 요소도 분명하다. 2020년 공개된 프리셉트 콘셉트의 디자인을 양산차에 처음 적용한 모델이고, 유로 NCAP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코어 컴퓨팅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된 유럽 최초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 프로세서를 쓴다. 바워스 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도 들어간다.
국내 판매 모델은 옵션 구성을 단순화하고 기본 사양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주행 보조 기능을 묶은 파일럿 팩은 전 트림 기본이다. 브렘보 4피스톤 브레이크도 전 트림에 들어간다.
브랜드 전체 흐름에서 폴스타 3가 서 있는 자리
폴스타코리아는 2021년 12월 국내에 진출해 올해 2월 미디어 데이 시점까지 누적 8,200여 대를 팔았고, 그 뒤 누적 1만 대를 넘겼다. 폴스타 2와 폴스타 4 두 모델만으로 만든 기록이다.

올해는 폴스타 3와 플래그십 세단 폴스타 5를 더해 D세그먼트부터 F세그먼트까지 라인업을 채우는 해다. 함종성 폴스타코리아 대표는 “2026년을 프리미엄에서 럭셔리로 넘어가는 원년으로 선언하면서, 고객에게 혼란을 주고 중고차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격 인하와 할인 공세는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할인으로 가격을 낮추지 않겠다고 선언한 브랜드에게 보조금은 가격표를 건드리지 않고 실구매가를 낮추는 몇 안 되는 수단이다. 리어모터의 162만원은 액수 자체는 크지 않지만, 브랜드 가격 정책을 흔들지 않고 얻어낸 숫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폴스타코리아는 전시장도 늘리고 있다. 한남 전시장을 강남 도산대로로 확장 이전하고 대구 전시장을 새로 열었으며, 연내 일산과 인천까지 더해 접점을 7곳에서 9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충전 인프라는 2030년까지 전국 40곳에 400기 이상을 확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