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수입차 시장에 미국 브랜드 하나가 새로 들어온다. 뷰익이 첫 모델로 내놓는 차는 전기차도, 가솔린차도 아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다. 가격대는 4,300만 원부터다.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Buick)은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첫 모델은 엘렉트라 E7(Electra E7)이다.
헥터 비자레알(Hector Villarreal)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북미 다음으로 한국이 뷰익의 두 번째 해외 진출 시장이 될 것이라며, 120년 넘는 헤리티지와 차별화된 디자인, 직관적인 기술, 편안한 주행 특성으로 새로운 프리미엄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뷰익 브랜드와 한국 진출 배경
뷰익은 1903년 설립됐고, 1938년 세계 최초의 콘셉트카로 알려진 와이-잡(Y-Job)을 선보였다. 2022년에는 미래 디자인 언어를 담은 와일드캣 EV(Wildcat EV)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브랜드 철학은 ‘디자인으로 완성된 특별함(Exceptional by Design)’으로, 조형미(Sculptural Beauty)를 중심에 두고 메인스트림과 전통 럭셔리 브랜드 사이에서 자체 기준을 제시한다는 방향이다.

GM 한국사업장은 이미 쉐보레와 캐딜락을 운영 중이다. 뷰익은 두 브랜드 사이 가격대를 메우는 위치에 놓인다. 4,300만~5,400만 원대는 국산 준대형·대형 SUV 상위 트림과 수입 엔트리 모델이 겹치는 구간으로, 국내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가격대이기도 하다.
이은정 GM 한국사업장 마케팅본부 상무는 엘렉트라 E7이 세련된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편의 기능으로 한국 고객이 프리미엄 차량에 기대하는 가치를 반영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외관 디자인과 크기
전면부에는 날렵한 샤크 노즈(Shark Nose) 프런트 페시아를 적용했다. 갤럭시 윙(Galaxy Wing)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점등 시 하나의 모션처럼 이어지는 애니메이션을 구현한다. 하나의 면으로 구현된 글래스 루프도 특징이다.

전장 4,850mm, 전폭 1,910mm, 전고 1,675mm, 휠베이스 2,850mm다. 공기 흐름을 고려한 유선형 차체로 공기저항을 낮췄다는 것이 뷰익의 설명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성과 주행거리
엘렉트라 E7은 1.5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165kW 구동 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었다. EV 모드와 전력유지 모드, i-HEV 등 에너지 모드를 지원한다.

최대 31.7kWh 배터리를 탑재해 EV 모드만으로 복합 기준 최대 126km를 달린다.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쓰면 통합 주행거리가 1,000km를 넘어 서울과 부산을 추가 주유 없이 왕복할 수 있다. DC 급속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30%에서 80%까지 약 20분에 충전된다.
EV 모드 126km는 국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가운데 긴 편에 속한다. 배터리 용량 31.7kWh가 웬만한 소형 전기차 수준이기 때문이다. 왕복 60km 이내 출퇴근이라면 전기만으로 소화할 수 있어, 한 달간 주유하지 않는 운행도 가능하다. 다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충전을 하지 않으면 무거운 배터리를 싣고 다니는 하이브리드가 된다. 집이나 직장에 충전 환경이 있느냐가 실사용 만족도를 가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DC 급속충전을 넣은 점도 눈에 띈다. 이 방식은 대개 완속만 지원하는데, 급속을 지원하면 외부 충전소에서 짧게 채우고 전기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실시간 스마트 액티브(CDC) 서스펜션은 노면 변화를 감지해 감쇠력을 조절한다. 출발과 가속, 제동, 선회 시 차체 밸런스를 잡고 노면 충격을 걸러낸다.
실내 구성과 라운지 기능
앞뒤 좌석 모두 열선과 통풍을 제공하고, 앞좌석에는 멀티포인트 마사지와 테라피 모드를 적용했다. 동승석 무중력 모드와 2열 전동 리클라이닝, 앞뒤 시트를 연결하는 퀸 베드 모드, 뒷좌석 공간을 넓히는 보스 모드를 갖췄다.

디스플레이는 15.6인치 센터 화면과 8.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로 구성된다. 2열 듀얼 멀티 테이블과 빌트인 냉온장고도 들어간다.
스마트 라이프 모드로는 휴식 모드, 외부 오픈 에어 사운드 스피커와 V2L(Vehicle to Load)을 활용하는 캠핑 모드,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상태를 전면 글라스에서 확인하는 반려동물 모드, 자동 세차용 세차 모드를 제공한다.
퀸 베드 모드와 실외 V2L, 냉온장고 조합은 차박과 캠핑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한 구성이다. 신규 진입 브랜드가 브랜드 인지도 대신 기능 목록으로 승부하는 접근이다.
정숙성은 이중 접합 차음 유리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소음진동 저감 기술로 확보했다. 오디오는 20개 스피커의 뷰익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며, 운전석 헤드레스트 스피커를 활용한 프라이빗 청취 모드를 지원한다.
온스타와 판매·서비스 체계
GM의 커넥티드 서비스 온스타(OnStar)로 차량과 모바일 앱을 연결한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서비스로, 원격 시동과 실내 온도 설정, 원격 잠금·해제를 지원한다.

정정윤 GM 한국사업장 세일즈 및 네트워크 총괄 전무는 GM 한국사업장이 구축한 판매·서비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뷰익을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115개 이상 전국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구매 이후 정비와 유지·관리를 지원한다.
신규 브랜드 진입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서비스망이다. 기존 GM 한국사업장 네트워크를 그대로 쓰는 구조여서 이 부담은 낮다. 반대로 브랜드 경험을 어떻게 차별화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판매 일정과 사전 예약
엘렉트라 E7은 4개 트림으로 구성되며 4,300만~5,400만 원대에 11월부터 판매된다. 트림별 사양과 가격은 판매 시점에 공개되고, 30일부터 뷰익 웹사이트에서 사전 예약을 받는다.

10월 2일부터는 서울과 경기, 부산, 대전 등 전국 4개 권역에서 팝업 스토어를 순차 운영한다. 판매 전에 디자인과 실내 공간, 편의 사양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