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와 기아의 수상 경력을 갖춘 차량 라인업은 엄격한 시험과 엔지니어링이라는 토대 위에 서 있고, 그 바탕에는 한국 남양연구소의 혁신적인 두뇌들이 있다.
여기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모든 차량의 측정점 1,000개를 검증하는 최첨단 디지털 측정 센터(DMC)를 엔지니어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무대 뒤를 들여다본다.
과제
한 고객이 새 차에 올라 문을 부드럽게 닫는다. 매끄럽게 잠긴다. 그런데 몇 주 지나지 않아 눈치채지 못했던 틈으로 물이 스며들고, 고속도로 주행 중에는 풍절음이 생긴다. 사소해 보이는 이 성가심은 큰 구조적 결함에서 오는 게 아니다. 감지되지 않을 만큼 미세해 보이지만 차의 완결성에 결정적인 치수 정밀도 문제에서 비롯된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고 품질 기준을 혁신하기 위해 현대차와 기아는 남양연구개발(R&D)센터에서 디지털 측정 센터(DMC)를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좌표 측정기(CMM) 시스템이 600개 정량 품질 기준에 걸쳐 차체 구조물 한 대당 최대 1,000개 지점을 측정한다.

DMC는 네 가지 핵심 품질 검증 영역을 데이터로 관리한다. 외관 품질, NVH, 수밀, 기능 및 조립 가능성이다. 통상적인 검사에서 놓치기 쉬운 작은 편차와 틈, 그리고 센서로만 감지되는 변형을 겨냥한다. 그렇게 해서 이 시설은 품질 관리를 사후 대응식 문제 해결에서 데이터 기반의 정교화로 바꿔놓는다.
도어와 리프트게이트 같은 가동 부품은 로봇 팔에 장착한 광학 3D 스캐너가 전체 형상을 빠르게 측정한다.
왜 중요한가
치수 정밀도, 즉 차량 부품이 얼마나 정확하게 맞물리는가는 고객 만족도에 직접 영향을 준다. 패널 사이의 미세한 틈이나 표면 정렬의 은근한 불일치만으로도 품질이 훼손되고 누수, 원치 않는 소음, 조립 문제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치수 관련 과제 상당수는 통상적인 검사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해법은 차량 개발 전 과정에서 모든 핵심 측정값을 포착하고 분석하는, 포괄적이고 데이터 기반의 품질 관리 접근이다.
차체 구조 측정
DMC의 작업은 차량의 토대인 차체 구조에서 시작된다. 정밀 접촉식 센서를 갖춘 좌표 측정기(CMM)가 차량 1대당 1,000개의 특정 지점을 체계적으로 스캔하며, 3차원 좌표를 매우 높은 정확도로 읽어낸다.

엔지니어는 관련 지점 사이의 편차와 거리를 계산하고 평행도를 평가해, 약 600개 품질 평가 기준에 걸쳐 실행 가능한 품질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이렇게 마련된 측정 표준은 생산 공장으로 곧바로 전달돼, 양산 차량이 동일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도록 한다.
하재민 파일럿품질검증팀 파트장은 “DMC의 목표는 현대차그룹 전체의 디지털 측정 역량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측정과 분석, 데이터 관리 역량을 통합해 차량 품질 기준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기능과 관련된 치수 품질 검증을 강화해, 고객이 실제로 경험하는 주행 품질과 정숙성, 내구성을 한층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가동 부품 측정
도어와 리프트게이트 같은 가동 부품은 로봇 팔에 장착한 광학 3D 스캐너가 전체 형상을 빠르게 측정한다. 자율주행 이송 로봇(AMR)이 부품을 자동으로 옮기고, 로봇 팔에 달린 스캐너가 작업자 개입을 최소화한 채 정밀 검사를 수행한다.

여기서 나온 데이터는 부품이 설계 의도를 충족하는지, 차체에 결합됐을 때 제대로 작동하는지 엔지니어가 검증하도록 돕는다.
조립 품질 검증
조립 검증 실험실에서는 부품을 먼저 실제 차체 형상을 재현한 검사 지그에 장착한다. 엔지니어는 휴대형 3D 스캐너로 최종 차량 조립 전에 조립 품질을 검증하며, 문제를 조기에 찾아내 후공정 불량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스캔은 수작업으로 이뤄지지만, 소프트웨어가 기준 마커를 활용해 가상 측정 환경을 자동으로 구축하기 때문에 정밀도를 유지하면서 효율을 크게 높인다.
최종 차량 검증
최종 검증 단계에서는 완성차 전체를 평가한다. 엔지니어는 차량 전체를 스캔하고 차체 구조와 가동 부품, 장착 부품, 트림 전반에 누적된 치수 편차를 분석한다.
완성차의 외관 품질 문제는 여러 요인과 조립 과정 전반에 쌓인 치수 편차에서 비롯될 수 있어, 육안 검사만으로는 진단하기 어렵다.

DMC가 개발과 조립의 모든 단계에서 나온 측정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는 어떤 문제든 발생 원점까지 빠르게 되짚어 표적화된 시정 조치를 실행할 수 있다.
동적 거동 검증
동적 거동 검증 실험실은 도어와 리프트게이트를 비롯한 가동 부품을 실제 작동 조건에서 평가한다.
엔지니어가 도어와 리프트게이트를 여닫는 동안, 초고속 카메라와 센서가 초당 500회 측정으로 변형 데이터를 포착해 사람 눈으로는 감지되지 않는 움직임을 드러낸다. 이 시설은 부품 중량 증가의 영향과 외부 하중으로 생기는 잔류 변형도 평가한다.
측정 데이터를 행동으로 바꾸다
DMC의 중심에는 차량 개발 전 과정에서 수집한 측정 데이터를 통합하는 중앙 데이터 센터가 있다. 여러 단계와 시스템, 협력사에서 나온 치수 데이터를 한데 모으면서 엔지니어는 품질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근본 원인을 더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이 중앙 집중식 접근은 정보 접근 속도를 높이고, 부서 간 협업을 뒷받침하며, 개발 과정 전반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강화한다.

DMC의 모든 데이터는 통합 분석 프레임워크로 흘러 들어간다. DATA-FIT 알고리즘은 측정 데이터를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최적의 조립 구성을 찾아내고, DATA-AUDIT은 치수 편차와 품질 우려의 잠재적 원인을 짚어내며 개선 권고안을 생성한다.
DMC는 축적된 측정 데이터를 활용해 차량 개발을 한층 뒷받침할 수 있는 AI 기반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측정을 넘어, 고객 경험 속의 품질
DMC는 품질 관리를 사후 검사에서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검증으로 바꿔놓는다. 모든 측정, 모든 품질 기준, 모든 치수 평가가 차량의 완결성과 고객이 체감하는 품질에 대한 더 포괄적인 이해로 이어진다.
하재민 파트장은 “가장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관리한 품질이 고객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DMC가 추구하는 가치는 눈에 보이는 외관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밀하게 관리한 품질이 고객의 경험 안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무엇인가
정밀 측정은 모든 부품이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도록 보장한다. 다음에는 현대차그룹이 진보된 3D 프린팅 기술로 부품의 설계와 개발, 구현 방식을 다시 생각하고 있는 적층제조솔루션센터(AMSC)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