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하반기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첫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의 양산 품질을 점검하기 위해 튀르키예 공장을 방문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7월 30일(현지 시간) 이스탄불 인근 항구도시 이즈미트에 위치한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의 아이오닉 3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임직원들과 현지 생산·판매 전략을 논의했다. 정의선 회장이 튀르키예를 찾아 아이오닉 3를 직접 살핀 것은, 유럽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전략 차종이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3는 현대차가 유럽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B세그먼트 전기차로, 8월 중순부터 튀르키예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 유럽에 순차적으로 판매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3를 통해 동일 차급 전기차 경쟁에서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i10, i20 등 소형차를 양산해 온 튀르키예 공장이 아이오닉 3를 시작으로 첫 전기차 생산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유럽 현지 생산 기반의 전동화 전환을 알리는 신호로도 읽힌다.
유럽 B세그먼트 전동화 시장 대응 역량 강화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은 지난해 아이오닉 3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올해 5월부터 시험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차체 생산부터 의장 라인까지 생산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철저한 품질 점검을 당부했다.

그는 양산 초기부터 품질을 최우선에 두고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완성도로 시장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특히 안전에 대해서는 유럽에서 최고의 차량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모비스 BSA(Battery System Assembly) 공장도 찾아 아이오닉 3에 탑재될 배터리 시스템 생산 과정을 점검했다.
아이오닉 3는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라인업의 최신 모델이자 유럽 고객의 주행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해치백 스타일의 전기차다. 현대차는 인스터,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아이오닉 9 등으로 유럽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온 데 이어, 아이오닉 3로 수요 기반이 두터운 B세그먼트 시장에 진출한다.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B세그먼트는 전체 수요의 15%를 차지하는 주요 차급으로, 향후에도 안정적인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B세그먼트 시장에서 14% 정도인 전기차 비중은 2030년 33%, 2035년 6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을 비롯한 주요 유럽 시장 플레이어들이 B세그먼트 전기차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가장 큰 대중 차급에서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겨냥한 진입인 만큼, 아이오닉 3의 초기 안착 여부가 현대차의 유럽 전동화 판매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3는 공기역학 효율과 넉넉한 실내 공간성을 극대화한 ‘에어로 해치(Aero Hatch)’ 디자인과 E-GMP 플랫폼 기반의 유럽 주행 환경 최적화 성능을 갖췄다. 또한 유럽 판매 현대차 모델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적용하고 최신 스마트센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탑재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3를 올 하반기 유럽에 출시하고 내년부터 연간 4만 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장수 해외 생산 거점, 누적 340만 대 생산
튀르키예 공장은 1997년 유럽 공략을 위해 구축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현대차의 해외 생산 거점으로 내년에 양산 30주년을 맞는다. 정의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지난 30년간 거둔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며, 생산·품질·판매 전 부문에서 튀르키예 내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튀르키예 공장은 2007년 연간 생산량을 10만 대로 확대한 데 이어 2013년 투자를 늘려 연간 20만 대 생산 체계를 갖췄다. 생산 차종도 엑센트를 시작으로 그레이스, 스타렉스, 매트릭스, i10을 거쳐 현재 i20과 베이온(Bayon)까지 다양한 유럽형 전략 차종으로 변화해 왔으며, 누적 생산량 약 340만 대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튀르키예에서 전년(6만 2,913대) 대비 6.7% 증가한 6만 7,120대를 판매했으며, 올해 상반기도 전년 동기(3만 929대) 대비 2.3% 증가한 3만 1,630대를 기록했다. 튀르키예 공장은 현지 다양한 협력사와 생산·판매 생태계를 구축하며 튀르키예 자동차 산업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장학·재난 복구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
현대차그룹은 튀르키예 진출 이후 장학 사업과 기술 교육, 재난 복구 지원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수도 앙카라의 한국공원(Kore Parkı) 개선 프로젝트다.

한국공원은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튀르키예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튀르키예 건국 50주년인 1973년 조성됐으나, 개장 50년이 지나며 시설 노후화로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2023년 공원을 방문한 정의선 회장의 제안으로 추진된 개선 프로젝트는 노후 외관과 휴게 시설을 정비하고 한국식 팔각정 ‘우정의 집(Kardeşlik Kamelyası)’을 신축하는 등 공원을 새롭게 단장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매년 현지 대학생과 고등학생 400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며 현재까지 누적 120만 유로를 지급했고, 직업 기술고등학교에 교육 실습장과 실습용 차량·기자재도 지원했다. ‘아이오닉 포레스트’ 캠페인을 통해 2만 2,500그루의 나무를 식재하고 어린이 그림 대회와 청소년 캠프 등 환경·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23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재난 복구에 나서, 복구 성금 200만 달러와 임직원 모금 성금, 인명 구호 장비, 이재민 생필품 등 80만 유로 규모의 현물을 지원했다. 지진 피해가 컸던 말라티야(Malatya)에는 유아 돌봄을 돕기 위한 유치원을 건립해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