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mm 솟아오른다, 제네시스 GV90 시네마틱 디스플레이 개발자 4인이 밝힌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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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이 극장이 됐다, 제네시스 GV90 팝업 OLED 개발자 4인에게 직접 물었다. 주차 버튼을 누르고 센터페시아의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23.6인치였던 화면이 90mm 솟아오르며 24.6인치가 된다. 화면은 그대로 미디어 홈으로 바뀌고, 차 안은 거실이 된다. 제네시스 GV90에 들어간 팝업 OLED 시네마틱 디스플레이 이야기다.

GV90은 제네시스 가운데 처음으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한 모델이다. 이 차만을 위해 별도로 개발된 소프트웨어가 팝업 디스플레이와 맞물려, 주행할 때와 멈춰 있을 때 서로 다른 경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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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이 시스템을 만든 연구원 네 명과의 대화를 공개했다.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팀 윤인호 책임연구원, 인포테인먼트 디바이스 설계팀 안종교 책임연구원, 인포테인먼트 UX 개발팀 이미나 책임연구원과 배수열 책임연구원이다. 개발 콘셉트부터 모터 소음, 화면 배치, 브랜드 감성까지 네 사람이 나눈 이야기를 질문별로 정리했다.

시네마틱 디스플레이는 어떤 구상에서 출발했나 — 윤인호 책임연구원

GV90 플레오스 커넥트의 개발 콘셉트와 주요 사양을 정의한 윤인호 책임연구원은 출발점을 자동차의 용도 변화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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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더 이상 이동만을 위한 물건이 아니다. 특히 전기차는 주차된 상태에서도 여러 기능에 전력을 계속 공급할 수 있다. 그 점이 새로운 경험의 여지를 만들었다. 시네마틱 디스플레이와 플레오스 커넥트로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차 안에서 누리는 홈시어터였다. 화면을 확장하면 미디어 홈 모드로 전환되는데, 집에서 스마트 TV를 켠 것처럼 스트리밍 서비스와 라이브 채널을 볼 수 있다.”

화면이 물리적으로 올라오는 동작은 그 자체로 신호 역할을 한다. 차가 멈춰 있을 때 확장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솟아오르며 미디어 홈으로 바뀐다. 눈에 보이는 이 변화가 실내를 ‘이동하는 공간’에서 ‘쉬는 공간’으로 바꿔놓는다는 것이 개발팀의 설명이다.

화면은 정확히 얼마나 커지나

주행 중에는 23.6인치 와이드 화면으로 작동하고, 정차 중 확장 버튼을 누르면 90mm 올라와 24.6인치 전체 화면이 드러난다. 확장된 화면은 가로 584.1mm, 세로 219mm이고, 시청 면적은 약 1.7배로 넓어진다. 해상도는 3840×144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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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올라오는 동안에는 전용 애니메이션이 함께 재생돼 몰입감을 높인다. 주행 중에는 같은 화면이 차량 정보와 내비게이션, 미디어 콘텐츠를 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여기에 2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속도와 경로 안내, 주행 보조 시스템 상태 같은 정보를 운전자 시야 안에 함께 띄운다. 탑승자는 차량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글레오 AI에 말을 걸어 기능을 제어하거나 정보를 찾을 수도 있다.

움직이는 화면을 차에 넣는 일은 무엇이 어려웠나 — 안종교 책임연구원

시네마틱 디스플레이 개발을 이끈 안종교 책임연구원은 초기부터 팝업 메커니즘의 성능과 품질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무게와 진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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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팝업 기능을 넣으려면 모터와 기어, 가이드 레일 같은 부품이 추가로 들어간다. 그만큼 무거워지니 기존 방식으로 고정하면 주행 중 진동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다른 장착 방식을 찾았다. 차체가 휘거나 비틀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구조 부재인 카울 크로스바에 디스플레이를 직접 고정하는 방식으로 진동을 최소화했다. 화면이 움직이면서 다른 부품과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실내 디자인과 패키징 담당 조직과도 긴밀하게 협업해 설계를 확정했다.”

팝업 구조는 세 가지 부품이 맞물려 작동한다. 리니어 모션 가이드가 화면을 직선으로 움직이게 잡아주고, 랙 앤드 피니언 기어가 모터의 회전 운동을 상하 직선 운동으로 바꾸며, BLDC 모터가 화면을 밀어 올린다.

화면이 올라올 때 소리는 얼마나 나나

안종교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시네마틱 디스플레이의 작동 소음은 저온, 상온, 고온 조건 모두에서 40데시벨 아래로 유지된다. 도서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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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최대한 조용하게 움직이게 만들자는 목표가 있었다. 경쟁 시스템과 비교해도 내구성과 정숙성이 높은 수준이고, 10만 회가 넘는 작동 시험을 통과했다. 영하 30도까지 낮춘 챔버 안에 직접 들어가 극저온 성능을 확인하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BLDC 모터와 리니어 모션 가이드를 최적화해 조용하면서도 오래 견디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GV90 같은 고급 모델에는 큰 화면을 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움직임 자체가 우아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주행을 시작하면 화면은 어떻게 되나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확장된 화면은 자동으로 내려간다. 탑승자 안전을 위한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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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커진 만큼 조수석 에어백이 펼쳐지는 경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주행이 시작되면 원래 위치로 복귀하도록 했다. 이때부터는 23.6인치 화면이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미디어를 정리된 배치로 보여준다.

화면이 커지면 조작은 오히려 복잡해지지 않나 — 이미나 책임연구원

GV90 플레오스 커넥트의 UX 설계를 맡아 윈도 정책과 공통 UX 사양, 메뉴바를 담당한 이미나 책임연구원은 멀티태스킹의 자연스러움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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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정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다른 앱을 함께 쓸 때 흐름이 끊기지 않아야 했다.”

기준으로 삼은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차의 외관도 실내도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라 쉽지 않았지만, 핵심 UX 흐름은 스마트폰을 쓰는 감각과 비슷하게 설계했다. 기기나 환경이 앞으로 어떻게 바뀌더라도 고객이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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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UX에서 가장 앞에 오는 기준은 안전이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내비게이션과 다른 앱을 동시에 쓸 수 있지만, 전체 경험의 중심은 내비게이션에 맞춰져 있다.

“운전자의 주의가 분산되지 않도록 화면 배치를 짰다. 내비게이션과 앱 창의 크기를 조절할 때는 어디까지 조절할 수 있는지 그래픽으로 분명히 보여줘서 직관적으로 쓸 수 있게 했다.”

메뉴바가 양쪽에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GV90의 플레오스 커넥트는 이전 버전과 달리 화면 양쪽에 메뉴바를 뒀다. 운전석 쪽과 조수석 쪽에 각각 전용 영역을 배치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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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쪽 메뉴바에는 공조 제어와 내비게이션, 앱 바로가기가 들어간다. 조수석 쪽 메뉴바에는 공조 제어와 열선 시트 기능이 배치됐다. 와이드 화면의 가로 길이를 활용하면서, 자주 쓰는 기능을 각자 손이 닿는 곳에 두는 방식이다. 덕분에 운전자는 시선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도 중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조작을 마칠 수 있다.

화면 구성은 운전석 쪽 메뉴바와 주행 정보 표시, 가운데의 상태 표시와 첫 번째 앱 창, 조수석 쪽 메뉴바와 두 번째 앱 창으로 나뉜다.

2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무엇이 달라졌나

GV90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기존 시스템보다 약 두 배 크다. 크기가 커진 만큼 주행 가능 거리와 주행 모드 상태 같은 정보를 추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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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눠 시인성은 그대로 지켰다. 알림은 별도 영역에 표시해 주요 주행 정보를 가리지 않도록 했다. 운전 중 센터 디스플레이로 시선을 옮겨야 하는 상황 자체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윤인호 책임연구원은 정보와 조작, 상태 확인을 한 화면에 모은 점이 안전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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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틱 디스플레이 하나에서 정보를 보고, 기능을 조작하고, 그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가 없으니 운전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물리 버튼은 어떻게 남겼나

GV90에는 크리스탈 스피어 컨트롤러 위에 ‘APPS’ 버튼이 새로 생겼다. 누르면 앱 선택 화면으로 바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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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의 차량 설정 버튼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 버튼을 누르면 차량 설정 메뉴 최상단에 있는 퀵 컨트롤 페이지로 바로 들어간다. 자주 쓰는 기능을 한 화면에 모아둬서, 메뉴를 여러 번 거치지 않고 설정을 바꿀 수 있다. 개발팀은 어느 화면에서든 설정과 바로가기에 접근하는 방식, 사용자별로 메뉴를 더 개인화하는 방식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제네시스다운 화면은 어떻게 만드나 — 배수열 책임연구원

화면 레이아웃과 그래픽의 디자인 기준을 세운 배수열 책임연구원은 과제를 이렇게 정리했다.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제네시스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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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화려함이 아니라 절제였다. 브랜드 방향성에 맞춰 개발한 전용 서체가 일관된 시각적 정체성을 만들고, 창과 패널, 아이콘 같은 주요 그래픽 요소에는 모서리를 둥글린 사각형을 써서 단단하면서도 정제된 인상을 냈다. 전체 화면은 중성적인 색조로 채우고, 강조색은 중요한 정보와 사용자가 조작하는 요소에만 남겼다. 시각적 위계가 자연스럽게 잡히도록 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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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창의 위치와 크기, 버튼의 모양과 간격, 전체 화면 구성까지 디자인 요소의 일관성은 경험 전체를 좌우한다. 배수열 책임연구원은 UX와 GUI 담당자들과 함께 이 기준을 맞추고 공통 요소를 표준화했다. 경험의 일관성을 지키면서 개발 효율도 함께 끌어올린 작업이다.

“결국 더 많이 보여주는 방법보다 무엇을 덜어낼 수 있는지를 더 고민했다. 제네시스다운 여유롭고 세련된 경험을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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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주변의 물리적 요소도 같은 기준을 따른다. 실제 유리로 만든 크리스탈 버튼과 센터 노브 디스플레이로 미디어 볼륨, 온도, 풍량을 조절할 수 있다. 25개 스피커로 구성된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은 콘텐츠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큰 화면과 많은 기능을 한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나

GV90은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센터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제어기로 구동한다. 상황에 따라 자원 배분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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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에는 차량 제어와 주행 관련 기능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하고, 차를 세우고 화면을 확장하면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자원이 옮겨간다. 윤인호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센터 디스플레이가 모두 같은 제어기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자원 사용으로 지연이 생기지 않도록 배분을 최적화했다. 장기적인 신뢰성까지 고려해 설계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배수열 책임연구원은 기준이 없는 영역에서 기준을 만들어야 했던 점을 꼽았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영역이라 직접 정하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여러 조직과 계속 상의하면서 시스템을 완성했다. UX의 일관성을 특히 오래 고민했고, 제네시스를 제네시스답게 만드는 요소가 고객 경험으로 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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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호 책임연구원은 협업을 이야기했다. “완전히 새로운 차였던 만큼 개발 과정에서 변경이 많았고 그래서 어려운 프로젝트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여러 조직이 함께 달라붙어 풀어냈다는 점이다. 차를 다듬고 경험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네 명의 연구원과 나눈 대화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었다. 영화가 끝난 뒤 올라가는 크레디트처럼, 이들의 작업은 화면 뒤에 남는다. 하지만 GV90의 화면을 만질 때마다 그 흔적은 매번 경험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