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메르세데스 벤츠(이하 ‘벤츠’)가 EQE 및 EQS 전기차 상당수 모델에 파라시스(Farasis) 배터리 셀이 탑재되었음에도 이를 누락·은폐한 채, 마치 모든 전기차량에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조사인 CATL 제품이 탑재되는 것처럼 ‘차량 판매지침'(EQ Sales Playbook, 이하 ‘판매 지침’)을 만들어, 딜러사들에게 배포하여 판매 영업 시 적극 활용하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에 대하여 시정명령(공표명령 포함) 및 과징금 112억 3천 9백만 원을 부과하고, 벤츠코리아 및 독일 본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하였다.
EQE 6개 중 4개·EQS 7개 중 1개 파라시스 배터리, CATL만 강조 판매 지침
구체적으로, 벤츠는 자신과 제휴한 딜러사들이 차량 판매 영업 시 활용할 수 있도록 2023년 6월 벤츠 EQE 및 EQS에 탑재되는 배터리 셀 제조사 등 주요 정보를 담은 이 사건 판매지침을 제작하여 배포하였는데, 해당 판매지침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은 누락·은폐하고, 마치 모든 차량에 CATL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처럼 기재하여 딜러사에 배포하였다.

해당 판매지침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파라시스 배터리 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벤츠가) CATL을 선택한 이유’, ‘업계 최고의 기술력’,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 등 CATL 배터리 셀의 우수성·장점만 기재되어 있었고, 심지어 배터리 셀 제조사 관련 소비자 질의에는 CATL 배터리 셀의 우수성을 강조하여 차량판매 영업을 하라고 딜러사에게 안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해당 판매지침 내용과 달리 당시 출시된 EQE 차량 6개 모델 중 4개 모델, EQS 차량 7개 모델 중 1개 모델에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되어 있었고, 벤츠코리아 및 독일 본사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이 사건 판매지침에 은폐·누락하였다.
배터리 셀 제조사 소비자 구매 중요 요소, 딜러사·소비자 모두 은폐 사실 몰라
한편, 배터리 셀은 전기차의 성능·안전성과 직결되는 핵심부품으로,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
벤츠 내부 자료에 따르면, 당초 이 사건 판매지침의 주요 제작 목적에는 ‘주행거리, 화재 안전성’ 등 배터리 관련 사항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있었으며, 심지어 벤츠코리아는 이 사건 판매지침 작성 과정에서 딜러사들을 상대로 가장 답변하기 어려운 소비자 질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설문에 응답한 딜러사 직원 약 1/3(46명 중 15명)이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이후, 벤츠코리아는 이 사건 판매지침을 딜러사에 전파하고 고객 영업 시 적극 활용하도록 지시하였으며, 나아가 이를 딜러사 공식 교육자료로 활용하기까지 하였다.
실제 딜러사들은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안내하면서 차량 판매 영업을 하였고, 소비자들 역시 딜러사의 설명·안내만 믿고 자신이 구매한 차량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CATL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으로 오인하여 차량을 구매하였다. 이 사건 법 위반 기간 동안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된 차량은 약 3천 대 판매되었고, 판매금액은 약 2,810억 원에 이른다.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 관련 매출액 최대 4% 과징금·시정명령·공표명령
공정위는 벤츠의 이러한 행위가 자사 상품을 실제보다 현저히 우량한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시켜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한 행위로서, 특히 이 사건 판매지침을 제작·배포한 벤츠코리아가 EQE 및 EQS 차량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됨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누락·은폐하였다는 점에서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의 법 위반 유형 중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및 독일 본사에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을 부과하는 한편, 이 사건 위반 행위로 피해를 입은 차주들이 자신들의 권익구제를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벤츠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표하는 내용의 ‘공표명령’도 함께 부과하였다.

또한, 현행 법령상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련이 큰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은폐·누락한 점을 고려하여, 최대 부과기준율인 4%를 적용하여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벤츠코리아·독일 본사 검찰 고발, 딜러사 활용 소비자 기만 첫 제재
나아가, 공정위는 벤츠코리아와 함께 독일 본사 역시 이 사건 법 위반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있다고 보고,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 양사가 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하였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여 벤츠코리아 및 독일 본사를 함께 검찰에 고발하였다.
이번 조치는 자동차 제조·판매업자가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로,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차량판매 영업을 하는 딜러사를 사실상 수단·도구로 삼아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우에도 그 자동차 제조·판매업자가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의 주체에 해당함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향후 피해 차주들이 공정위의 이 사건 제재를 근거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등 소비자들의 피해구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방식으로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제재하는 한편,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정보가 정확하게 제공되고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선택이 보장되는 등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공정위 결론에 대한 입장은?
이번 공정위 결과 발표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즉시 입장을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조사 초기 단계부터 관계 당국에 성실히 협조해 왔으며, 이번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의 의결 내용을 존중하지만, 당사는 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당사는 높은 수준의 기업 윤리와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법규를 준수하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준법정신은 당사 기업 문화의 주요 요소이며, 당사는 해당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언론과 고객들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이에, 향후 우리 입장을 행정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를 통해 계속적으로 피력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