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8만 4,960대. 연내 1,000만 대 고지를 넘는다. 현대자동차가 인도 진출 30여 년 만에 누적 판매 1,000만 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1998년 첸나이 공장에서 쌍트로를 생산하며 인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988만 4,960대를 팔았다. 판매 추세를 고려하면 연내 1,0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쌍트로에서 시작된 30년
현대자동차는 1996년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2년 뒤인 1998년 첸나이 공장에서 첫 모델 쌍트로를 양산했다.
쌍트로는 넓은 실내공간과 실용성으로 ‘인도 국민 경차’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현대자동차는 진출 첫해부터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고, 이후 i10과 i20, 베르나 등 경·소형차를 연이어 내놓으며 판매 기반을 넓혔다.
누적 판매는 2007년 100만 대, 2017년 500만 대를 거쳤다.
100만 대에서 500만 대까지 10년이 걸렸고, 500만 대에서 1,000만 대까지는 9년이 걸렸다. 후반 구간에서 속도가 붙은 지점에 크레타 출시가 놓여 있다.
SUV 라인업 확대
현대자동차는 2015년 7월 첫 현지 전략 SUV 크레타를 투입했다. 대가족 문화를 반영한 넓은 실내 공간, 열악한 도로 환경을 고려한 높은 최저지상고, 실내 공기청정기 등을 인도 고객 수요에 맞춰 개발했다.

크레타는 출시 직후 3개월 연속 인도 SUV 시장 월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첫해 4만 대 넘게 팔렸고 ‘2016 인도 올해의 차(ICOTY)’에 선정됐다.
이후 2019년 베뉴, 2021년 3열 SUV 알카자르, 2023년 엔트리 SUV 엑스터를 잇달아 출시했다. 엑스터는 합리적인 가격과 6개 에어백 기본 적용, 선루프 등을 갖춰 출시 6개월 만에 4만 7,000대 넘게 팔리며 ‘2024 인도 올해의 차’로 뽑혔다.
2025년에는 첫 현지 생산 전기차 크레타 EV를 출시했다. 현재 엑스터와 베뉴, 크레타, 알카자르, 아이오닉 5에 N 라인과 전기차 파생 모델을 더해 총 8종의 SUV 라인업을 운영한다.
현지에서 개발하고 현지에서 만드는 구조가 이 기록의 바탕이다. 크레타의 공기청정기와 최저지상고, 엑스터의 에어백 기본 적용은 모두 인도 시장 조건에서 출발한 사양이다. 수출 모델을 가져다 파는 방식과 현지 전략 모델을 설계하는 방식의 차이가 10년 단위 누적 판매에서 드러난 사례다.
판매 실적과 SUV 비중
크레타 출시 이듬해인 2016년 연간 판매량이 처음 50만 대를 넘었다. 2020년에는 베뉴와 크레타가 판매를 견인하며 인도 진출 이래 최고 점유율인 17.4%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60만 5,433대로 연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

SUV 비중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올라 2021년을 기점으로 전체 판매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SUV 판매는 39만 8,937대로 전체의 70%에 육박했다. 엑스터와 크레타, 알카자르 등 현지 전략 SUV 3종이 28만 2,666대를 차지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47만 1,724대가 팔렸고 이 가운데 SUV가 31만 6,026대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인도 판매에서 SUV 비중을 8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소형 SUV 베이온 신형을 올해 인도에 출시할 계획이며, 베이온은 9월부터 현지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생산 체제와 수출 허브 구상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첸나이 1·2공장과 푸네공장을 가동 중이다. 첸나이 1·2공장이 연 82만 4,000대, 푸네공장이 연 17만 대로 총 1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푸네공장 생산능력은 2028년까지 25만 대, 2030년까지 32만 대로 늘려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을 연 110만 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30년까지 부품 현지화율을 90% 이상으로 높여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 비중도 최대 30%까지 확대해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수출 허브 구상이 생산능력 확대와 맞물린 대목이 주목할 지점이다. 내수 110만 대 규모의 생산 거점에서 30%를 수출로 돌리면 연 33만 대가 인도에서 나가는 물량이 된다. 부품 현지화율 90%는 그 물량의 원가 구조를 결정하는 전제다. 인도 공장이 인도 시장용 거점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를 포괄하는 공급 기지로 성격이 바뀌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