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인 설명회가 아니라 금형 기술 설명회에 가까웠다. 현대자동차가 디 올 뉴 투싼의 차체 성형 공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자동차는 7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디 올 뉴 투싼 테크·익스피리언스 데이(The all-new TUCSON Tech·Experience Day)’를 열고 디 올 뉴 투싼의 핵심 기술과 개발 배경을 공개했다. 개발 콘셉트와 디자인, 차체 성형 기술, 파워트레인, 패밀리카 특화 상품성, 안전 성능을 각 분야 담당 연구원이 직접 설명했다.
투싼은 2004년 첫 출시 이후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 SUV 최초로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넘었다.
차체 성형 기술로 구현한 디자인
디 올 뉴 투싼은 디자인 언어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을 바탕으로 한다. 전면부에는 길고 넓게 뻗은 클램쉘(Clamshell) 타입 후드를, 측면에는 볼륨과 캐릭터 라인을 강조한 사이드 아우터를 적용했다.

클램쉘 후드는 기존 모델보다 전체 길이를 15퍼센트 늘리고, 중앙부를 사이에 두고 양쪽이 솟아오르는 높이 방향 볼륨을 50퍼센트 확대했다. 길어진 후드와 높이 차이가 큰 중앙부·양측부를 하나의 패널로 만들어야 해 성형 난도가 높아졌다.
현대자동차는 후드 성형 단계에 ‘포지 형상 제어 기술’을 적용했다. 나중에 잘라낼 여유 철판 부위에 볼록한 형상을 적용해 굴곡이 생기기 쉬운 주변부가 금형에 미리 밀착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어 외판 가장자리를 접어 내판과 결합하는 헤밍 단계에는 ‘유닛 캠’ 구조를 적용했다. 접을 부위에 맞춰 작동 각도를 설계해 프레스가 아래로 누르는 힘으로 철판을 원하는 방향과 각도로 접는 장치다.
사이드 아우터는 측면 전체 면적에서 볼륨을 강조한 부분의 비율을 기존 대비 약 20퍼센트 늘렸다. 리어 펜더 성형 각도가 기존보다 약 13도 커지면서 철판이 주름지거나 찢어지는 현상을 억제하는 것이 과제였다.

여기에는 ‘다방향 인장 제어 기술’과 ‘다단 성형 공법’을 적용했다. 다방향 인장 제어는 잘라낼 여유 철판 부위를 절단 전에 미리 움푹하게 눌러 절단 부위 철판이 여러 방향으로 당겨지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리어 쿼터 글라스와 뒷문 개구부 자리에 이 방식을 적용해 철판이 한곳에 몰려 주름지는 현상을 줄였다. 다단 성형은 초기 성형으로 중간 형상을 만든 뒤 후속 성형을 두 단계로 나눠 복잡한 형상을 다듬는 방식이다.
디자인 발표에서 금형과 프레스 공정을 이만큼 풀어놓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과감한 면 조형을 양산차로 옮기지 못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그것을 어떻게 넘겼는지를 공정 단위로 보여주는 구성이다. 디자인 경쟁이 조형 자체보다 제조 역량으로 판가름나는 영역이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파워트레인과 효율
디 올 뉴 투싼은 1.6 터보 가솔린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두 가지로 운영된다.
1.6 터보 가솔린은 대용량 터보차저를 적용해 기존보다 13PS 높은 최고출력 193PS를 낸다. 기존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 대신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엔진과 모터 두 개로 구성된 현대자동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시스템 최고출력을 기존보다 10PS 높은 245PS로 끌어올렸다. 복합연비는 기존보다 1.2km/L 높은 17.4km/L다. 17인치 휠, 2WD 기준이다.
연비 개선에는 회생제동 영역 확대 제어와 관성 주행 안내가 새로 적용됐다. 회생제동 영역 확대 제어는 기존보다 강한 감속 상황에서도 회생제동이 이뤄지도록 해 회수 에너지를 늘린다. 관성 주행 안내는 전방 감속 상황을 미리 파악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시점을 알려준다.
공력 성능도 손봤다. 리어 스포일러와 17인치 휠 형상을 최적화하고 외장형 액티브 에어 플랩과 리어 범퍼 스포일러를 적용했으며, 액티브 에어 플랩에 실링재를 추가해 공기 누설을 줄였다. 공기저항계수는 두 파워트레인 모두 기존 0.33에서 0.30으로 낮아졌다.
출력을 10PS 올리면서 연비를 1.2km/L 개선한 조합이다. 통상 상충하는 두 수치가 함께 움직인 데는 공기저항계수 0.03 감소가 작용했다. 고속 주행 저항이 줄어든 만큼 파워트레인 개선분이 연비로 전달되는 폭도 커진다.
공간과 편의사양
디 올 뉴 투싼은 기존 모델 대비 전장 60mm, 전폭 40mm, 전고 20mm, 휠베이스 30mm가 커졌다. 2열 레그룸과 헤드룸은 각각 14mm, 29mm 늘었고 1열과 2열 숄더룸은 각각 6mm 확대됐다.

트렁크 용량은 1.6 터보 가솔린이 622L에서 645L로, 1.6 터보 하이브리드가 610L에서 639L로 늘었다.
2열 도어에는 와이드 오픈 힌지를 적용해 개방 각도를 기존 73도에서 83도로 넓혔다. 운전자와 동승자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하는 듀얼 무선충전 시스템, 팜레스트 히든트레이, 2열 도어트림 컵홀더를 마련했다. 트렁크에는 액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는 현대 애드기어를 적용했다.
2열 도어 개방 각도 10도 확대는 수치로는 작아 보이지만 카시트를 쓰는 가정에서 체감 차이가 큰 항목이다. 패밀리 SUV로서의 상품성을 공간 수치보다 사용 장면 단위로 설계한 흔적이다.
주행 성능과 정숙성
전륜은 차체와 스트럿 연결 부위 강성을 높여 조향 응답성을 개선하고 스티어링 휠 진동을 줄였다. 후륜에는 크로스멤버 후방 스테이를 새로 적용했다. 튜닝 자유도를 높인 신형 서스펜션 밸브도 탑재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구동 모터로 차량의 상하 및 전후 움직임을 제어하는 E-트랙션(E-Traction)을 적용했다.

정숙성 측면에서는 앞좌석 측면 유리에 기존보다 1mm 두꺼운 5mm 차음 글라스를 적용하고, 도어 글라스런을 이음매 없는 일체형 구조로 바꿔 풍절음을 줄였다. 엔진룸과 실내 사이 차음재와 바닥 흡차음재를 확대하고 플로어 카펫에 고밀도 PU폼을 적용했다.
엔진 마운트에는 내부 고무 날개가 진동과 반대 위상으로 움직여 진동을 상쇄하는 플랩 구조를 적용했다. 변속기 마운트에는 파워트레인 움직임을 제한하는 스토퍼를 현대자동차 최초로 이중 구성해 가솔린 모델의 시동 진동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엔진·모터 전환 진동을 줄였다.
차체 강성과 안전
차체 주요 부위에 1기가파스칼급 이상 핫스탬핑 및 초고장력 강판 적용을 늘려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기존 55.2퍼센트에서 58퍼센트로 높였다. 평균 인장 강도는 기존보다 9.7퍼센트 향상된 726MPa다.
차체 주요 골격을 고리 형태로 연결하는 환형 구조의 연결 부위에 용접과 구조용 접착제를 보강했다. 이를 통해 비틀림 강성을 20.7퍼센트, 굽힘 강성을 34.5퍼센트 높였다.

정면 충돌 시에는 엔진룸과 탑승 공간 앞쪽 구조가 충돌 초기에 하중을 흡수·분산하도록 변형되게 설계했다. 측면 충돌 대응으로 B필러 강도를 1.5GPa에서 1.8GPa로, 두께를 1.1mm에서 2.0mm로 높여 탑승자 생존 공간을 기존 대비 약 22.7퍼센트 확대했다.
현대자동차 최초로 ‘도어 언락 전원 이중화’를 적용했다. 충돌로 주 전원 공급이 차단되는 상황에서도 별도 전원으로 도어 잠금 해제를 지원해 탈출과 구조를 돕는 장치다.
이 밖에 전방 하단 사각지대 장애물을 감지하고 제동을 보조하는 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차량 하부와 주변부를 투명 효과 영상으로 보여주는 그라운드 뷰, 9개 에어백,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전자식 변속 레버 P단 긴급제동을 기본 적용했다.
도어 언락 전원 이중화는 전동화 차량 화재 사고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에 대한 대응이다. 충돌 후 전원이 끊기면 도어가 열리지 않는 상황은 국내외에서 실제 인명 피해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한 라인업에 이 기능을 넣은 것은 그 지점을 겨냥한 설계다.
일반 전시 운영
현대자동차는 9일부터 25일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디 올 뉴 투싼의 후드와 사이드 아우터 패널 등 실제 차체 부품을 통해 차체 성형 기술을 볼 수 있는 전시를 운영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디 올 뉴 투싼이 투싼의 실용성과 효율성을 계승하면서 디자인과 주행 성능, 공간, 안전, 디지털 경험 등 차량 전반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모델이라며,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넘어 대표 패밀리 SUV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