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에서 10년, 다시 12년으로… 테슬라 배터리 보증이 늘어난 경로

테슬라 모델 Y grey (tesla model y)

국민동의 청원에 2만 명이 몰렸던 그 문제다. 충전량이 절반 아래로 묶이고 주행거리가 100km씩 줄어드는 BMS a079 경고. 테슬라 코리아가 지난해 10월 보증을 2년 연장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2년을 더 얹었다. 대상 차량의 해당 증상 보장 기간은 최대 12년까지 늘어난다.

테슬라 코리아는 파나소닉 고전압 배터리가 장착된 일부 차량을 대상으로 BMS a079 또는 a074 경고 발생 시 적용되는 고전압 배터리 보증을 2년 또는 4만km(선도래 기준) 추가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기존 배터리 안심 케어에 더해 적용되는 조치다.

어떤 차량이 추가 보증을 받나

모델 3와 모델 Y는 2022년 10월 이전에 생산된 파나소닉 배터리 장착 차량, 모델 S와 모델 X는 2020년 이전 생산 차량이 대상이다.

조건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가 위의 모델·생산 시기 기준이고, 둘째는 BMS a079 또는 a074 경고로 충전 제한이 발생한 경우다. 셋째는 신차 제한 보증을 비롯한 테슬라 일반 보증 규정의 적용 요건을 충족하는 차량이어야 한다. 사고나 외부 충격, 침수, 무단 개조처럼 고객 부주의로 인한 손상과 일반 보증 제외 사유에 해당하는 손상은 빠진다.

525178 148799 352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0/522385_141867_1029.webp

눈여겨볼 부분은 대상 기준이 ‘파나소닉 배터리 장착 차량’으로 특정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배터리 안심 케어는 2023년 9월 이전 인도된 모델 3·모델 Y, 2025년 6월 이전 인도된 모델 S·모델 X로 인도 시점을 기준 삼았다.

이번에는 배터리 공급사와 생산 시기로 범위를 좁혔다. 테슬라가 문제의 원인을 특정 시기 파나소닉 셀로 좁혀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는 대목이다.

보장 기간은 얼마나 늘어나나

기존 배터리 안심 케어에 2년 또는 4만km가 더해져, 모델 S와 모델 X는 12년 또는 32만km, 모델 3와 모델 Y 후륜구동은 12년 또는 24만km, 롱레인지와 퍼포먼스는 12년 또는 27만2,000km가 된다.

테슬라 모델 S·모델 X·사이버트럭 옵션 정책 변경, FSD 30일 무료

출발점은 테슬라의 기본 배터리 보증인 8년이다. 모델 3·모델 Y 후륜구동이 8년 또는 16만km, 롱레인지와 퍼포먼스가 8년 또는 19만2,000km, 모델 S와 모델 X가 8년 또는 24만km였다. 여기에 지난해 배터리 안심 케어로 2년 또는 4만km가 붙어 10년이 됐고, 이번 조치로 다시 2년이 더해져 12년이 됐다.

주의할 점은 이 12년이 배터리 전체를 덮는 보증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장된 보증은 BMS a079 또는 a074 경고로 충전 제한이 발생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같은 차에서 다른 유형의 배터리 고장이 생기면 기존 보증 규정을 따른다.

BMS a079는 왜 문제가 됐나

BMS a079는 차량이 고전압 배터리 내부 상태를 감지해 충전 가능 범위를 50% 수준으로 제한할 때 뜨는 코드다. 테슬라 차량 매뉴얼은 이 경고가 뜨면 정비를 예약하라고 안내하며, 정비를 받지 않으면 최대 충전 레벨과 주행 가능 거리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에서는 2021년식 모델 3와 모델 Y를 중심으로 사례가 쌓였다. 업계에 따르면 경고가 뜬 차량은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기존보다 100km가량 급감했다. 배터리 잔량 14%에서 충전이 묶여 출퇴근만 간신히 한다는 사례, 수리 대기 중 운행을 이어가자 제한치가 더 낮아졌다는 사례도 나왔다.

522385 141867 1029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0/522385_141867_1029.webp

해결 방법이 배터리 팩 교체라는 점이 사태를 키웠다. 보증 기간이 지난 차주는 수천만원을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상 교체 비용은 2,000만~3,500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국회전자청원에는 이 문제를 치명적 결함으로 규정하고 리콜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동의 2만 명을 넘겼다.

테슬라 코리아는 지난해 10월 30일 배터리 안심 케어 프로그램을 내놨다. 기본 보증 만료 후 2년 또는 4만km 동안 고전압 배터리 무상 점검과 무상 수리를 지원하고, 배터리 재고를 확보해 정비 기간을 줄이며, 수리 기간 중 대차나 렌터카를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BMS 알람이 뜬 고객에게는 온라인 진단 후 우선 예약을 잡아주는 절차도 함께 마련했다.

이번 조치는 소비자 요구를 얼마나 충족하나

소비자 쪽이 요구해온 것은 크게 세 가지였다. 리콜, 연식·주행거리와 무관한 보증 연장, 그리고 교체한 배터리에 새 보증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번 발표는 이 가운데 두 번째 항목을 부분적으로 채운다. 기간과 거리 한도를 다시 2년, 4만km 늘렸다. 1년 사이 두 번 연장한 것은 테슬라 코리아가 이 문제를 일회성 조치로 끝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반면 리콜은 이번에도 없다. 교체 배터리에 대한 별도 보증 신설도 포함되지 않았다. 교체되는 배터리가 신품이 아니라 문제가 된 셀을 교환한 재제조 제품이라는 점에서 불만이 제기돼 왔는데, 이 부분에 대한 언급 역시 공지에 담기지 않았다.

525089 148510 746 https://mobilityground.com/wp-content/uploads/2026/10/522385_141867_1029.webp

수입차 서비스 현장을 겪어본 입장에서 보면, 보증 연장은 제조사가 품질 문제에 대응하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다. 리콜은 결함의 범위와 안전 영향을 입증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대상 차량 전체가 멈춘다.

보증 연장은 증상이 실제로 나타난 차량만 비용을 들여 처리하면 된다. 다만 그 차이가 소비자에게는 책임 인정 여부의 문제로 읽힌다는 점이 이 사안의 어려운 지점이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다른 효과가 생긴다. 2021~2022년식 모델 3와 모델 Y는 BMS a079 우려 때문에 시세에 영향을 받아왔다. 해당 증상에 한해 12년까지 보장된다면, 중고로 사는 쪽의 가장 큰 불안 요소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 다만 중고차 구매 전에 그 차가 대상 차량인지, 배터리 교체 이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여전히 필요하다.

내 차가 대상인지 어떻게 확인하나

테슬라 코리아는 공지에 포함된 링크를 통해 차량 VIN과 연락처를 남기면 영업일 기준 1일 이내에 대상 여부를 문자로 안내한다고 밝혔다. 주말과 공휴일 접수 건은 다음 영업일에 처리된다.

차량 식별번호를 직접 넣어 확인하는 방식이라, 생산 시기나 배터리 공급사를 차주가 따로 알아볼 필요는 없다. 경고가 아직 뜨지 않은 차주도 미리 대상 여부를 확인해두면 나중에 증상이 생겼을 때 대응이 빨라진다.